"1992~93년부터 주식투자를 하다가 도지사 되면서 백지신탁제도로 주식을 강제 매각했다. (왕개미는 못 돼도) 개미 중에서는 '꽤 큰 개미'였다. 작전주, 소형 투기주, 부실주들을 주로 했다가 깡통이 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그 경험을 살려서 우량주 장기 보유를 통해 꽤 수익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작년 11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털어놓은 주식투자 경험담이다.
유튜브에 출연해서 쏟아낸 이 대표의 주식투자 경력과 자본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화제가 됐다. 첫 투자가 작전주였다고까지 밝힌 그는 투자 종목을 일임하지 않고 100% 직접 고른다고 했다. 논란이 된 방산주도 자신이 직접 고른 것이다.
민주당 공보국은 13일 이 대표가 방위산업 관련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한국조선해양 1천670주와 현대중공업 690주 등 2억3천125만 원에 이르는 방위산업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표는 아쉬웠을 것이다. 매도 시점의 종가 기준으로 약 12%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이 방산 주식은 대선 후보 재산 등록 때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0.73% 차로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지지자들이 낙담하고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이 대표는 칩거 중 주식투자를 하면서 소일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오롯이 져야 할 대선 후보가 직접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사실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시시각각 죄어 오는 검·경 수사에 대한 대비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 선거 지원에 나서야 할 때이기도 했다.
보선 당선 후 국방위에 배정되면 방산주는 백지신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재산 등록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면서 당 대표 당선이 유력한 시점이었기에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기를 노리는 야권 유력 대선 주자가 주식을 직접 매입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못 말리는' 이 대표의 '주식 사랑'이자 '멘털 승리'다. 이 대표는 왜 그 시점에 거액의 자금으로 방산주를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었는지, 매각·백지신탁을 해야 함에도 왜 가만히 있었는지 등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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