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 레터링 케이크를 판매하는 A씨는 지난 주말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주로 예약을 받아온 카카오톡 채널이 완전히 마비됐기 때문이다. A씨는 "급한 대로 전화나 문자,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도 예약을 받아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 달서구에서 네일샵을 하는 B(31) 씨도 하필이면 손님이 가장 많은 주말에 카카오의 예약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거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B씨는 "뷰티 업계는 거의 다 사전 예약으로 고객을 받는데, 카카오에서 피해를 배상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화재로 인한 '카카오 대란'이 나흘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완전한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서비스 이용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을 비롯한 관련 모임들이 다수 개설되고 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의 신재연 변호사가 카페를 개설해 집단소송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신 변호사는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손해가 없다고 해도 위자료를 별도로 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카카오의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은 일정 부분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 측도 전기통신사업법과 이용 약관에 근거,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해서는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무료 서비스 이용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약이나 주문, 택시 콜 등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는 민법상 '특별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별 손해는 카카오 측의 '예견 가능성'을 법정에서 입증해야 배상받을 수 있는데, 실제로 법정에서 입증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강수영 변호사(법무법인 맑은뜻)는 "앱을 이용하지 못해 가게 운영을 못 했거나 택시 운행을 못해서 발생했다는 손해는 전형적인 특별 손해인데, 판례를 찾아보니 인정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카카오가 그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는 요건이 충족돼야 배상받을 수 있다.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제모 변호사(법무법인 우리하나로)도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채무불이행 등 계약 위반이 있거나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카카오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위법 행위나 계약상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본격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들여다보고 카카오를 겨냥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 "네트워크망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이 마비되고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이라며 "국민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는 그에 상응하는 소비자 보호 의무와 책임도 높아야 한다. 관계부처에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