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남도의 전통 '꽃게장'을 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집이 있다. 대구 남구의 '앞산게장' 얘기다.
동의보감에서 꽃게는 '위장의 기운을 도와 음식이 소화되게 하며 열기를 풀어준다'고 기록돼 있다. 봄, 가을 알이 꽉 찬 꽃게에 약재 섞은 간장으로 숙성시킨 '꽃게장' 하나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는 게 앞산게장 측 설명이다.
이곳 게장류들은 짭짤한 바다 내음이 살아있는 감칠맛으로 승부한다. 바다가 아닌 내륙에서 싱싱한 '게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이 집 사장이 꽃게를 고르는 안목이 높은 덕분이다. 이 집 비법은 1995년부터 여수 봉산게장골목 유명 게장집에서 어렵게 전수받은 것이란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게장 불모지였던 대구에서 한결 같은 맛으로 전문 식당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제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그 비법을 물려받아 2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 됐다.
게장은 좋은 원료를 고르는 것이 맛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싱싱한 게와 어떤 간장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 앞산게장은 국내산 제철 게를 고집한다. 봄, 가을 암, 수를 구별해 특성에 맞게 손질하고 담근다.
간장에 들어가는 재료만 무, 대파, 각종 한약재, 바나나 등 10가지가 넘는다. 한약재를 넣어 숙성시킨 간장에 게를 재우고 또 다시 숙성 과정을 거쳐서 꽃게장 고유의 깊은 감칠맛을 완성한다. 게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전복, 새우 등 수산물에도 적용했다.
이곳은 오랜 단골이 많다. 입소문이 나면서 '맛집기행' 블로거와 음식 유튜버들이 찾아온다. 영상이 이곳저곳에 소개되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 들었다. 매장 손님 외에 하루 택배로 부치는 양만 100~150㎏이다. 매월 담그는 게장만 4~5톤(t)이라고 한다.
신규 창업자나 업종 변경을 원하는 이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앞산게장 측은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무분별한 체인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에 추가로 1곳과 인구 40~50만 이상인 다른 지역 도시에 1곳씩만 분점을 개설하는 조건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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