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간담회 12초만에 출동 지령…우르르 뛰쳐나간 소방대원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방의 날'인 9일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최일선에서 수습에 최선을 다한 소방대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간담회가 시작된 지 12초만에 비상상황이 발생해 긴급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서 소방대원 상당수가 우르르 뛰쳐 나가는 등 소방대원의 분초를 다투는 근무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며 "참사 현장을 직접 겪으면서 소방대원 여러분의 상처도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사후 수습과 심리 치료도 충실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어려움이나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에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서 함께하고 싶다"고 격려했다.

또 상당수의 소방대원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건의에는 "즉답을 드리기는 쉽지 않지만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참석했지만, 최 서장은 업무보고 외에 수사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대응에 나섰던 소방관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대응에 나섰던 소방관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소방관들은 현재 최 서장이 수사 선상에 오른 현 상황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진철 행정팀장은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 팀장은 거듭 울먹이며 "어제부로 입건에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고, 내용도 보면 너무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걸어 넘긴다"며 "부탁드린다. 저희는 할 만큼 다 했다.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 구급대원들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간담회 도중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긴급하게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간담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자리를 정리한 직후 강당 내 스피커에서 출동 지령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려퍼져 대원 상당수가 일제히 뛰쳐나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용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때 접수된 신고는 수난 구조 건이다. 오전 11시 10분쯤 한 시민이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지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출동한 소방 대원들은 다리에서 떨어져 물에 빠진 시민을 무사히 구조해냈고, 신병을 경찰에 인계했다고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전했다.

이후 간담회 시작 후 7분여가 지난 시점에서 또 구급차 출동 지령이 떨어져 3명의 소방대원이 급히 빠져나갔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관내 한 도로에서 택시와 오토바이가 부딪쳐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출동 지령이었다"며 "교통사고 부상자 3명은 각각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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