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정순택 대주교의 면담 내용을 브리핑하던 중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등에 대해 설명하다 울먹였다.
이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전해지면서, 전날인 8일 국회 국감장에서 종이에 '웃기고 있네'라는 글귀를 적은 다소의 장난스러움 및 이어진 논란과 대비되는 장면이라 시선이 향하고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정순택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을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제가 국정을 맡고 나서 이태원 참사가 벌여져 참담하다. 축제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흐느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 브리핑 말미에서 전날 벌어진 '웃기고 있네' 메모 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밝히기도 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가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곤혹을 겪었다.
옆에 있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김은혜 홍보수석이 적은 것으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를 하던 중 두 사람 간 필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은혜 홍보수석은 곧장 해당 메모를 지우기도 했다.
이 사실은 곧바로 해당 국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해졌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개인적, 사적으로 오간 얘기"라고 해명했지만 '국감을 모욕했다'는 골자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이기도 한 주호영 운영위원장이 두 사람을 퇴장 조치한 바 있다.



▶이어 다음날인 오늘(9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언급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서) 157명이라는 꽃다운 생명들이 명백한 정부의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이 (국감)장이 웃겨 보이나"라며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어제 김은혜 (홍보)수석 등 관계자들이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의원들의 질문 과정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하다 문제가 됐다. 이게 웃긴가"라고 재차 꼬집었다.
결국 김은혜 홍보수석은 당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어제 국회 운영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운영위에 집중하지 못했다. 반성한다"며 "다만 이 필담은 운영위나 이태원 참사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의 사과 표명즈음 진행된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란의 당사자인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회의에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두 분이 국회의원도 해봤고 해서(국회가) 편하니까"라며 "국회를 모독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어 "잠깐의 일탈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언급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관련 논란을 받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등에 대해 김대기 실장은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고 그런 것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질 의견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건의를 안 드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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