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돌연사 이를 수 있는 '부정맥'…정확한 진단으로 원인 파악해야

심박동 정상 범위 벗어난 부정맥…무증상에서 돌연사까지 증상 다양
심전도 검사 등으로 두근거림 유발 원인 확인, 부정맥 환자는 금주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이 되면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몸이 갑자기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하고, 심박동수가 증가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리거나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등 박동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은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뿐만 아니라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으며, 질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예방과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한 부정맥 증상

근육이 수축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발생해야 한다. 근육으로 이뤄진 심장에서는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전기를 발생시키고 심장 전체로 신호를 전달하는 전도 체계가 있다.

심장 내 '동방결절'이라는 조직에서 전기적 신호가 만들어지며, 심방을 수축시킨 뒤 방실결절을 거쳐 심실의 수축이 일어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심장에 문제가 생겨, 이런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박동이 너무 빨라지거나 정상 수준보다 느려진다.

부정맥은 심방과 심실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심장에 선천적 기형이 있거나 심근경색, 판막질환, 심근병증 등을 앓고 있는 경우 생길 수 있다.

부정맥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에서부터 실신, 호흡곤란, 흉통, 현기증, 돌연사에 이르기까지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부정맥의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이다. 두근거림은 가슴이 방망이질하듯이 계속 빠르게 뛰는 경우와 간헐적으로 심장 박동이 하나씩 건너뛰거나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호흡곤란, 흉통 등이 꼭 부정맥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부정맥이 다 돌연사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부정맥이 있다고 해서 어떤 종류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슴 통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가슴 통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두근거리면 다 부정맥일까?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부정맥으로 볼 수는 없다. 두근거림은 긴장되거나 불안한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공황장애, 빈혈이나 갑상선 질환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근거림으로 병원에 방문한 경우 두근거림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혹은 어떤 양상인지 문진을 통해서 원인을 우선적으로 감별을 해야 한다.

박윤정 칠곡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두근거림은 그 상황에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느끼는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안정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두근거림은 부정맥일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맥, 어떤 검사를 하나?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으면 심전도 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심전도 검사는 심장의 전기적인 활동을 피부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기록하는 검사이다. 이를 통해 심장에서 전기 자극이 잘못 만들어지거나, 잘못 전달돼 생기는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심전도 검사를 시행했는데 부정맥이 확인되지 않으면 두근거리는 증상이 부정맥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근거림이 너무 짧게 지나가거나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증상이 호전돼 심전도를 시행했을 때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통해서 부정맥 유무를 검사한다.

박 교수는 "이외에도 갑상선기능 검사, 빈혈 등을 확인하는 혈액검사 및 운동 부하 검사, 심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확인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까?

부정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를 실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부정맥이 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나쁜 예후가 나타날 수 있는 부정맥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진단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

느린맥으로 인한 부정맥은 심박동기 삽입을 통해 심장이 정상적으로 뛸 수 있게 도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빠른맥으로 인한 부정맥은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술적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시술적 치료에는 '전극도자 절제술'이 있는데, 빈맥을 유발하는 위치를 찾아 열이나 냉각으로 절제하는 시술을 말한다. 이는 사타구니 부분에 있는 대퇴정맥 혹은 대퇴동맥을 통해 전극도자(카테터)를 삽입해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장 부위에 에너지를 가한 뒤 비정상 조직을 파괴함으로써, 부정맥을 완치하거나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집에서 맥박, 심전도를 체크해야 할까?

반복적인 두근거림이 있지만 검사를 했을 때 부정맥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여러 휴대용 기기를 통해 심전도를 체크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기기들은 의료기기가 아니므로 법적으로 진단이 인정되지 못하며,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다시 한번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반복적으로 맥박을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불안을 조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체크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 권장된다.

한편, 카페인이 있는 음료나 술이 반드시 부정맥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부정맥 환자에게는 커피나 술이 부정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정맥 환자들에게는 금주가 권유된다.

박 교수는 "실제로 부정맥이 없더라도 술, 커피를 마실 때 두근거림이 항상 발생한다면 중단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박윤정 칠곡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