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계·기업 이자 부담 허덕이는데…5대 금융지주, 5년간 이자이익만 182조원

수수료로 39조원 수익…은행권만 역대급 호황

금리 인상기 속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중은행은 역대급 이자 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중 은행에 걸린 대출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금리 인상기 속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중은행은 역대급 이자 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중 은행에 걸린 대출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금리 인상기 가계·기업이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가운데, 은행권은 역대급 이자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182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이자이익만 44조9천억원이었는데, 이는 5년 전인 2017년(28조4천억원)에 비해 58% 급증한 액수다.

지난해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2.5%였다. 이익 대부분을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셈이다.

비이자이익 중에서는 수수료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은행들은 5년간 수수료 이익으로 총 39조3천억원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9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16조8천억원으로 45.8% 늘었다.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61조원에 달한다.

올해도 은행권은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2022년 1~3분기 이자이익은 40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9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를 두고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예대 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 의존해 '손쉬운 이자 장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리고,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려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김성주 의원은 "경기가 좋아도 나빠도 경쟁 없이 이자 장사로 안정된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잔치가 이뤄지는 것은 문제"라며 "'약탈적 금융 사회'가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업계는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의 이자 규모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라 이를 거스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이익 규모가 커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물론 그에 따른 여론이 부정적이란 것은 알고 있다"며 "은행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서민 이자 경감 방안을 내놓고 신용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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