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금리 덕보자" 정기예금 10개월째 증가

10월 대구경북 금융기관 동향
저축성 예금 2조4천어 몰려…요구불예금 1조2천억 감소
개인 MMF 자금 유출 심화

대구경북 금융권의 정기예금 수신이 10개월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 인상 여파로 지역 내 저축성 예금의 은행권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공개한 '10월 대구경북 금융기관 수신 및 여신 동향'에 따르면 수신 증가액은 6천621억원으로 전달(1조6천837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다.

대구경북 금융기관 수신 추이. 한국은행 제공
대구경북 금융기관 수신 추이. 한국은행 제공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금은행 수신 증가액은 1조719억 원으로 전달(1조4천818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그런데 저축성 예금은 2조4천433억원이 늘어 증가 폭이 컸다. 수신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은 최근 10개월 연속해서 늘었다. 반면 요구불예금(수시 입출금 통장)은 저축성 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1조2천560억원 감소했다.

비은행 기관 수신은 4천98억원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자산운용사 수신이 2천145억원 줄었는데, 한국은행 측은 머니마켓펀드(MMF·투자신탁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초단기 금융상품)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하며 감소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1일 MMF 자금 유출 우려에 금융위원회가 5대 금융지주와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모색한 바 있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10월 하순에 개인 MMF 설정액이 16조6천998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법인 MMF 설정액은 129조9천270억원을 기록해 그전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감소했다"면서 "MMF는 대체로 하락장일 때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자금이 줄어든 건 주식시장이나 다른 투자처에 투입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10월부터 시중은행은 연 4% 중반대, 저축은행은 연 6%대에 달하는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았는데 이런 게 MMF 자금 유출을 부추겼을 공산이 크다. 3개월 수익률은 0.6%대, 1개월 수익률은 0.2%대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시 같은 이유에서 금리 인상기에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고자 MMF를 환매한 돈을 대출 상환에 보탰을 개연성이 있다. 올 들어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신용대출 중도상환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금융기관 여신 추이. 한국은행 제공
대구경북 금융기관 여신 추이. 한국은행 제공

그렇다고 10월 지역 내 금융기관 여신이 줄어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2조7천298억원 늘면서 전달(1조1천212억 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예금은행은 6천705억원에서 2조1천331억원, 비은행권은 4천507억원에서 5천968억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시설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소폭 줄었다. 문제는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공공기관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여신 증가 폭이 확대된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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