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성윤, 尹 두고 "朴에 사과·MB에 사면농단, 헌정사상 이런 검사 있었나?"

"검사 생활 29년 이런 검사 본 적 없어"

이성윤, 윤석열. 이성윤 페이스북, 연합뉴스
이성윤, 윤석열. 이성윤 페이스북, 연합뉴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 페이스북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 페이스북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 28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작심발언을 했다.

검사 동기인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이 수사에 관여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과했고, 또 이명박 전 대통령 등 MB·朴 정부 인사들을 대거 사면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 헌정사상 이런 경우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성윤 연구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일명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한 의혹으로 지난 16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며 다수 정치 기사에 언급됐다. 아울러 이즈음 페이스북 활동도 시작, 관련 입장문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의혹은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검사장)에 대한 감찰 명분으로 '채널A 사건' 수사기록을 받아 간 후, 해당 기록을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 감찰을 맡은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이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던 이성윤 연구위원은 박은정 부장검사에게 통화내역 등 수사 기록을 넘기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소환 당시 이성윤 연구위원은 지난 5월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 때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는 취지로 증언을 한 것을 언급하며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020년 4월 29일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인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때 윤석열 전 총장으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말을 들었다. 전화기 너머로 윤석열 전 총장은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며 '눈에 뵈는 게 없느냐'고 소리쳤다.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다. 이제 와서 해당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 이미 불기소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냈다"고 반박, 자신에 대한 '찍어내기 보복 수사'라고 표현했다.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지난 4월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지난 4월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어 이성윤 연구위원은 오늘(28일) 낮 12시 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 생활 29년 간 이런 검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서 '이런 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킨다. 이성윤 연구위원과 윤석열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다.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4년에 함께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페이스북 글에서 이성윤 연구위원은 "자기가 수사에 관여하고 중형을 구형한 피의자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음에도 '참 면목 없고 늘 죄송했다' 따위의 표현을 쓰며 사과한 사람은 윤석열 전 총장 이외에 본 적이 없다"며 "단언컨대 검사 생활 29년 간 이런 검사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기였던 지난 4월 12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건넨 말을 가리킨다.

이어 이성윤 연구위원은 "또한 중범죄를 주장하며 고위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을 단죄해놓고 그게 또 잘못된 관행이었다며 사면해주는 경우도 처음 본다"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대거 사면한 것도 가리켰다. 그는 "오죽하면 '사면 농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겠는가"라며 "우리 헌정사에 이러한 경우가 있었는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검찰 70년 역사상 최악의 정치 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던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이 새삼 떠오른다"고 자신과 같은 맥락의 주장이 앞서 보수 진영에서도 있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성윤 연구위원이 지난 12월 13일 첫 글을 올려 대중 소통 창구인 페이스북 활동에 나섰고, 이어 17일에 쓴 게시글의 경우 보정을 가미한 것으로 보이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기사 맨 위 사진)도 첨부했으며, 이날(28일)은 앞서 올렸던 단순 입장문이 아닌 여느 야권 정치인들과 닮은 유형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 글을 올리면서, 이같은 행보를 두고 2024년 총선 출마를 비롯한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장관의 총선 차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언급되는 가운데, 이성윤 연구위원의 맞불 공천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야권 지지자들은 페이스북에 이성윤 연구위원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 글을 잇따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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