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대구 북구의 한 시민이 1년간 받은 노인 복지 혜택에 상응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적은 금액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았다.
2일 오전 매일신문사 앞으로 도착한 하얀 봉투 안에는 5만원권 5장, 1천원권 3장과 함께 '노인을 반납합니다'라는 제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보낸 이는 북구 동천동에 사는 배해주(67) 씨.
배 씨는 만 65세가 된 2021년(매일신문 2021년 12월 17일 보도)부터 지난해까지 2년째 노인 복지 혜택을 받은 수혜 금액만큼을 적립해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내놓고 있다.
배 씨가 지난해 받은 혜택은 ▷지하철 이용 27회 ▷병원 진료비 혜택 22회 ▷공원 및 박물관 입장료 6회 ▷극장 관람 7회 ▷예방 접종 1회 혜택 등 모두 25만3천원이다.
그는 "적은 금액이지만 불우 노인을 위해 쓰이길 희망한다"며 매일신문 '이웃사랑'에 적립금 전액을 기부했다. 기부한 금액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7년 전 퇴직 후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배 씨는 4권의 수필집까지 펴낸 중견 작가다. 그는 "2014년에 처음 책을 펴낸 수익으로 공무원으로서 처음으로 장학기금을 냈는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부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기부액이 많지는 않지만 이런 적은 금액이라도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신의 기부가 기사화되며 주변 사람들도 기부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소소할지라도 남을 돕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태도로 삶을 가꿔 온 배 씨는 '노인을 반납합니다'를 20회까지 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배 씨는 "20회가 되는 그때는 내가 88세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이 꿈은 이뤄지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