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작은 상처도 조심…심하면 절단에 이르는 '당뇨발'

당뇨병 환자 입원 원인 40% 당뇨발…발 궤양 환자 1년 내 30% 재발
당뇨발 위험인자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말초혈관질환
매일 발 상태 관찰해야…춥다고 열찜질 하면 화상 우려

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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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이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말한다. 당뇨병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는 당뇨발일 정도로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고 감각이 둔해져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또한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진행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의 악화로 발의 피부 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발 궤양을 한 번 앓고 나면 재발이 흔해 1년 내에 약 30%의 환자가 재발하게 된다. 또한 발 궤양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술 후 4년 내에 반대쪽도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말초혈관질환'이 위험인자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서 신경이 손상돼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통증이나 차갑고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 ▷발가락 근육을 통해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 ▷땀 분비나 혈관의 수축 및 확장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엄격한 혈당 조절과 주기적인 교육으로 신경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신경병증이 있다면 감각이 무뎌진 발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주기적인 검사 및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 저림,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 감압술을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감각신경이 손상된 경우는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저림, 화끈거림, 따끔따끔함, 조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양쪽 발에 같이 나타나며, 저녁에 쉴 때나 자는 동안 심해진다.

운동신경이 손상된 경우 발의 근육 작용에 문제가 생기며, 발 모양이 변하게 된다.

말초혈관질환은 발 궤양을 가진 당뇨병 환자의 약 3분의 1이 갖고 있다.

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말초혈관질환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가 있으면 걸을 때 종아리가 당기고 아프거나 경련 혹은 저린 증상이 생긴다"며 "혈관확장제, 항혈소판제, 혈류개선제 등의 약물을 이용해 혈류를 개선하거나, 방사선 중재술(풍선 확장술)이나 수술적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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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성 발 궤양 및 감염증의 치료

당뇨발은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갈라지기 쉽다. 그리고 갈라진 피부 사이로는 세균이 침투할 위험이 있다.

세균 감염이 생기면 피부에만 염증이 생길 수도 있지만 피하조직, 근육, 뼈와 같이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해(심부감염) 심각한 감염증 및 궤양을 유발하기도 한다.

발 궤양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궤양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상처를 청결하게 소독하는 것이다. 죽은 조직을 제거해야 새 살이 생기는 것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어 환자의 전신 상태나 궤양의 정도에 따라 피부 이식술에서부터 여러 피판술(신체 다른 부위의 피부 전체를 가져와 덮는 수술) 등을 이용해 당뇨발을 치료하게 된다.

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당뇨병 환자의 발 관리는?

당뇨발은 대부분 사소한 피부 손상에서 시작된다. 문제가 심각해진 후에는 치료가 어려우며, 심하면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이러한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조기 발견과 치료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당뇨발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전문 의료진의 관찰 및 세심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환자 스스로 매일 자신의 발을 관찰해야 한다"며 "앞서 언급한 위험 요인이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습관은 하지 절단으로 인한 고통과 장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발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당뇨발 관리를 위해서는 적절한 혈당 관리가 발 합병증의 예방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발에 작은 상처라도 관찰되면 주의를 기울여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매일 발을 청결히 씻고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한데, 씻은 후 물기가 남은 채로 지나면 발가락 사이가 짓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발가락 사이를 닦을 때는 수건으로 비벼서 닦지 말고 가볍게 눌러주면서 말려야 한다.

보습제를 발라 보습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은 미지근한 물과 순한 비누로 잘 씻어야 하며 이때 외관상으로 나타난 상처가 있는지, 피부색의 변화가 있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발이 시리다고 열찜질을 하면 화상을 입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난로 곁이나 뜨거운 온돌바닥에 오래 앉아 있지 말아야 하며 뜨거운 물주머니, 전기장판, 전기담요 등은 사용하면 안 된다.

이 밖에 맨발로 다니면 상처가 생기기 쉽고, 추위나 더위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면 양말을 꼭 신어야 한다. 또 흡연, 심한 음주, 과로, 비만 등은 혈액 순환을 떨어뜨리고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하며, 종아리나 발목 주변이 꽉 끼는 옷이나 양말은 피해야 한다.

◆동산병원, 고압 산소 치료실 운영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는 치료가 힘든 당뇨발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2011년부터 성형외과 및 여러 임상과(내과, 혈관외과, 피부과 , 정형외과, 핵의학과 및 재활의학과) 들이 협력해 당뇨발 클리닉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당뇨발 학회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1인용 고압 산소 치료기 2기를 지난 2020년 도입해 외래 및 입원 상태에서 당뇨발 상처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움말 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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