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의 경남 남해 동계 전지훈련이 3주차에 접어들며 반환점을 넘었다. 대구 선수단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독기를 품고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야! 더 빨리, 더 빨리! 버텨!"
18일 오후 2시 남해 미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 한양대의 연습경기는 선수들의 고함과 거칠게 숨을 고르는 소리만 들렸다. 기온은 5~6도 정도로, 바람이 제법 불었다. 두꺼운 외투를 입어도 쌀쌀한 날씨였다.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였지만, 대구 선수들을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선수들은 목소리가 다 쉬어버린 상태였는데, 앞서 치러진 3번의 연습경기에 임한 자세와 투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날도 대구는 특유의 스리백 전형으로 나섰다. 바셀루스, 세라토, 김강산 등 이적생 등 선발로. 오랜 재활 끝에 돌아온 에드가도 최전방을 지켰다. 지난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공격수 고재현과 측면 수비수 황재원도 투입됐다. 1군에 근접한 전력이었다.

연습 경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나 신입생들의 면면이었다.
최근 대구가 야심 차게 영입한 세라토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비교적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상대의 볼을 탈취하기 위해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고, 중원에서 보낸 롱패스도 동료들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중앙 미드필더 부족에 시달린 대구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자원으로 보였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바셀루스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반대편 측면 공격수 고재현과 좋은 호흡을 보인 장면이 자주 나왔다. 바셀루스가 기습적인 침투 패스를 찔러주고, 이를 받은 고재현이 돌파에 이어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장면에선 관중석의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올 시즌 부천FC에서 영입한 수비수 김강산의 활약은 새 시즌 대구 수비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정도로 준수했다. 184㎝로 중앙 수비수치곤 큰 키는 아니지만, 안정감 있고 지능적인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여유롭게 저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최원권 대구 감독도 그라운드 위에선 호랑이 선생님의 모습으로 임했다. 매서운 눈으로 선수 하나하나를 살피며 아쉬운 모습이 보이면 거침없이 요구를 쏟아냈다.
이날 대구는 후반 5분 터진 조진우의 헤더 선제골과 김영준, 오후성, 박용희의 득점을 묶어 4대 0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최원권 감독은 "이제 전지훈련 3주차고 체력 훈련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라고 볼 순 없다"면서도 "그래도 수비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고, 코칭 스태프의 전술지시도 즉각적으로 반영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구는 남해에서 4~5번의 연습경기를 더 소화하고 다음달 3일 2차 동계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가고시마로 떠난다.
한편 이날 오전엔 대구 2군 선수단이 웨이트·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연습경기를 앞둔 1군 선수단은 휴식을 취했다. 올해 체력 훈련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다는 평가다.
대구FC 관계자는 "이번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1년을 버틸 체력을 완성해야하기 때문에 1군은 물론, 2군 선수들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며 "곡소리가 날 정도의 훈련이지만, '이 정도는 해야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일념하에 다들 이를 꽉 깨물고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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