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생샷 여기 어때? 청송 얼음골과 주산지

SNS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곳
얼음골에는 거대 빙벽이 장관
주산지는 어디서나 작품 건질수도

꽁꽁 얼어붙은 청송 주산지 수면을 뚫고 올라서있는 왕버들의 모습. 매일신문 DB

요즘은 스마트 시대보다는 스마트폰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스마트폰의 혁명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부흥을 이끌며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사진 찍기가 일상이 됐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자연이 꽁꽁 얼어붙어 좋은 배경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다. 이럴 때는 청송으로 발길을 돌려보라. 똥손(?)이라도 이곳에서는 자신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데 바로 그곳이 주산지와 얼음골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겨울 주산지의 모습들. 인스타그램 캡쳐

◆청송 주산지

상주-영덕 고속도로 청송나들목에 내린 뒤 청송읍 방향으로 들어오면 주왕산국립공원 또는 주산지 표지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25~30분 정도 그 방향으로 차를 몰면 주산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주산지 입구에 도착하면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저수지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20~30분 정도 산길을 올라가면 된다. 경사도가 급하지 않아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도 된다. 길을 둘러싸고 오래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걷는 동안 풀 냄새와 벌레 우는 소리,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저수지 입구에 도착하면 포토존이 있다. 저수지 전체를 배경으로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저수지는 한쪽으로 둘레길이 돼 있어서 저수지 절반을 둘러볼 수 있다. 저수지 안에는 수십 년생부터 100년이 넘은 왕버들이 살고 있는데 둘레길 두 곳에 관광객이 더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전문 사진가들이 주로 작품 사진을 담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주산지는 2003년 고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영화 속에서는 사계절 변화가 아름다웠고 특히 저수지 위에 떠 있는 암자가 몽환적이면서도 신비스러웠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에서 노인역으로 나온 오영수는 이 영화에서 노승역을 맡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촬영 당시 이 영화가 마지막 영화라고 생각했고 주산지의 느낌이 아주 진하게 남아있다고 밝혔다.

오영수 역시 주산지 위에 떠 있던 암자가 영화 촬영 이후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를 기억하는 대부분 사람이 암자를 그대로 보존하길 원했지만 주산지가 주왕산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공원법과 수질 오염의 문제로 철거됐다.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미국 AP통신이 주산지를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P는 지난 2020년 11월 18일 세계 최고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여행 가이드 북에 경북의 여러 도시와 함께 주산지를 소개했다.

무엇보다 AP는 이 가이드 북에 실린 경북의 도시를 심층적으로 소개했고 '한국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청송 얼음골 거대 빙벽 앞에 선 기자의 모습

◆청송 얼음골

청송 주산지를 둘러본 뒤 20분 정도 차를 몰고 같은 주왕산면의 얼음골을 둘러보면 좋다. 얼음골은 이름처럼 청송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한여름에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고 오히려 서늘해 마치 얼음이 얼 것 같아서 얼음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실제로 기온이 30℃를 웃도는 날씨에도 땅 곳곳에 얼음이 어는 신비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청송 얼음골의 신비한 모습. 매일신문 DB

​얼음골에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큰 인공폭포가 있다. 여름이면 높이 60m, 폭 100m의 거대절벽 정상에서 바닥으로 내리꽂는 물줄기가 보는 사람의 속까지 후련하게 만든다.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좋고 주변에 소나무와 잣나무 숲과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서 걷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 인공폭포가 겨울에는 거대 빙벽을 이룬다. 이미 SNS에서 소문난 얼음골은 인증샷만해도 수만 건에 이른다. 최근까지 이곳에서 세계 정상급 클라이머가 모여 경기를 치르는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리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청송 얼음골의 모습들.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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