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아랍에미리트) 방문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양국 관계에 파장을 일으키자 일각에서 특사 파견이나 고위급 대화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20일 "특사 파견은 과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중동 전문가 사이에서도 "총리급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 석좌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직접 가기는 어려울 것이고 아마 총리급 정도는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당사자인 이란은 카이안이나 이란인터내셔널프레스TV 등 모든 매체들을 봐도 정부 입장보다는 훨씬 강경한 논조를 쏟아내고 있다"며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이란 국민들이 갖고 있는 당황함과 분노는 훨씬 크다는 걸 우리가 유념해야 될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란에게 한국은 발전의 롤모델이었고 한류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었다"며 "우리나라의 어떤 지도자도 명시적으로 아랍의 적으로 이란을 표현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 상황 해결을 위해 '총리급 특사 파견'을 제시하며 "바로 직전에 우리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총리가 가도 우리 국격에도 큰 손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통령실 외교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이란에 갖는 인식이 오히려 악당국가나 적 정도는 아니지만 부정적인 것 아닌가, 그것이 바로 대통령에게 투영되니까 대통령께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겠냐"며 "그런 면에서 우리 대통령을 지키고 있는 외교 안보라인의 점검과 쇄신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란 내에서 히잡 시위로 여론이 나빠지고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며 "케미호 선박 억류 사건 같은 우발적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발언에 대해 "(UAE) 아크부대 장병들에게 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였다"며 "그 발언은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고위급 대화나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오해를 풀어가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묻자 "오해는 풀릴 수 있다고 본다. 양측 모두 오해를 증폭시켜 문제를 어렵게 만들 생각은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해를 풀기 위한 (특사 등) 방법들은 현재로서는 조금 오버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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