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17> 볼거리, 즐길거리 넘치는 청도군

청도소싸움경기장에 매년 수십만명의 관람객
폐 철로 이용 와인터널 15만병 와인 저장·숙성
마운틴 코스가 주는 속도감 군파크 루지 스릴 만점

청도소싸움장. 청도군 제공
청도소싸움장. 청도군 제공

경북 최남단에 자리한 청도는 예부터 물과 공기와 사람의 품성이 맑다 하여 삼청(三淸)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물 좋기로 유명한 용암온천과 운문산 자락에 들어선 상수원 전용 운문댐이 있다.

비슬산, 가지산, 운문산, 문복산 등 해발 1천m가 넘는 고산에 둘러싸여 있는데다 공단 지역이 거의 없어 공기가 맑고 상쾌하다. 현재 남아 있는 석빙고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도석빙고는 과학문화재의 상징이다.

여기다 청도소싸움장, 와인터널, 레일바이크, 군파크루지, 청도읍성, 운문사, 한재미나리 단지 등 볼거리도 많아 청도군은 문화관광의 보고(寶庫)임을 실감케 된다.

◆영남 소싸움 전통-청도소싸움장

소싸움의 전통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이서면 서원천변 등 청도군 일원에서는 매년 추석 때 각 마을에서 가장 힘이 센 황소를 출전시켜 싸움을 붙이는 전통이 있었다.

1990년대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하면서 청도의 소싸움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청도소싸움축제가 열렸고,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서원천변의 청도소싸움축제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청도소싸움축제가 인기를 끌자 2011년 청도군 화양읍에는 상설 소싸움 경기장인 청도소싸움경기장이 들어섰다. 1만석의 관람석을 갖춘 청도소싸움경기장은 지붕이 있는 돔형 경기장으로 매년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두 마리의 싸움소가 원형경기장에서 승부를 겨루고, 갬블 방식을 도입해 우승소와 경기시간을 적중시키면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다.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는 주말마다 소싸움 경기가 치러진다. 하루에 12경기가 열리는데, 24마리의 싸움소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소의 몸무게에 따라 체급별로 대진 추첨을 해 경기를 치른다.

와인터널. 청도군 제공
와인터널. 청도군 제공

◆폐 경부선 철로-와인터널로 변신

청도 와인터널은 옛 경부선 철로를 정비해 청도 반시 와인을 저장하는 숙성터널로 활용하면서 관광지가 됐다. 와인 숙성에 적합한 섭씨 15도의 온도와 60~70% 습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청도는 오염원이 없어 공기가 맑고, 일교차가 뚜렷해 질 좋은 과일 생산지로 유명하다. 청도를 대표하는 반시를 생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우수한 와인으로 만들어내 관광객을 유치한 청도군의 발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0여년 전 한 와인연구소가 과즙이 풍부한 청도 반시로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5년 만에 와인 '감그린'을 개발했다. 쉽게 식초로 변해버리는 감즙을 와인 단계에서 숙성이 멈추도록 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감와인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

감와인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미국에도 수출길을 뚫었다. 이어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1km 길이에 높이 5.3m, 폭 4.5m 규모의 터널엔 반시(감)를 이용해 만든 15만 병이 넘는 와인이 저장·숙성되고 있다.

낮에는 터널 관광을 할 수 있고, 밤에는 불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물 좋기로 유명한 용암온천에서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군파크 루지 테마파크. 군파크 루지 제공
군파크 루지 테마파크. 군파크 루지 제공

◆트랙에서 익스트림-루지 테마파크

군파크 레저 루지 시설은 청도 화양읍 청도소싸움장 인근 산 약 10만㎡ 용지에 들어서 있다. 산 정상 출발지점에서는 청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 루지 체험장이 힐(언덕) 코스인데 반해, 청도 군파크 루지에서는 마운틴 코스가 주는 속도감과 자연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전국 최고 수준의 트랙(1.88㎞)과 다양한 코스·장애물을 갖췄다. 스위스 설계사들이 직접 설계부터 점검까지 마친 리프트는 시간당 최대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안전 점검을 거쳐 설계 디자인, 금형 제작, 주행 테스트, 생산, 안전 인증까지 약 6개월 동안 제작한 카트(Cart)는 긴 제작 시간만큼 심미성과 안전성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국내 최고의 트랙 품질로 인증받았다.

기둥을 촘촘하게 설치해 대지의 경사면에 순응한 설계를 적용했고, '광촉매 페인트'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했다. 용각산 일대 용바위를 보존하는 한편 훼손된 돌은 바닥재 또는 건물 인테리어에 사용했다.

또 적색 아스콘을 사용한 황톳길로 자연과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루지 탑승자의 승차감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붉은색 차광막을 사용해 자연적인 색감 조성 토공 공사 중 훼손된 부분은 조경수를 심어 자연과 조화를 이뤘다.

루지는 야간 운행도 가능하다. 트랙 전 구간에 LED 조명이 갖춰져 있다. 맞은편 능선의 청도프로방스 빛축제장의 형형색색 조명을 보며 트랙을 내달릴 수 있다. 용각산을 발밑에 두고 15분쯤 스카이리프트(629m·80대)를 타고 올라가면 산 정상부다.

해 질 무렵의 노을, 전망대 역할을 하는 카페 '하우리오' 등은 인증샷 명소다. 군월드푸드가 운영하는 '하우리오'는 청도 특산품 홍시를 재료로 비앙코, 아포카토, 스무디 등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인다.

청도읍성. 청도군 제공
청도읍성. 청도군 제공

◆고려시대 지방관아-청도읍성

청도읍성은 지방관아가 소재한 고을의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된 성곽이다. 청도읍성이 처음 축성된 시기는 명확히 알 순 없으나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진다. 현재의 규모는 조선시대 선조 때 이뤄진 것이다.

둘레가 1천570보(약 1.88km), 높이는 5자 5촌(약 1.65m) 이며 동문·서문·북문이 있었다. 임진왜란과 여러 번의 화재로 소실되기도 했지만 수 차례 개축해 읍성을 유지했다. 고종7년(1870) 남문을 건립, 4문을 갖추게 됐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도시화와 도로개설로 문루는 철거되고 성벽 일부는 훼손됐으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경북 제103호로 지정됐다.

주변 석빙고도 볼만하다. 보물 제323호인 청도 석빙고는 조선 숙종 때 만들어졌다. 겨울철에 자연 얼음을 저장했다가 봄, 여름에 사용하기 위한 얼음 저장고였다.

석빙고의 입구 좌측에는 동왕 39년(1713)에 세운 비가 있어 축조연대 및 인력과 공정 기간 등을 알 수 있다.

빙실 바닥은 길이 14.75m, 폭 5m의 장방형 구조인데 내부는 계단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경사지고 중앙에는 배수구가 있다. 다듬은 돌로 윗부분을 반월형인 홍예(虹霓)로 틀어올리고 잡석으로 벽을 쌓았다.

현재 전국적으로 6기의 석빙고가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그 가운데서도 청도 석빙고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재미나리 단지. 청도군 제공
한재미나리 단지. 청도군 제공

◆봄 채소의 전령-한재미나리 단지

맛과 향이 뛰어나 봄 채소의 전령으로 불리는 '청도 한재미나리'가 출하되기 시작했다.

한재미나리는 1960년대 청도 한재골 일대 농가에서 푸성귀거리로 재배하면서부터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다른 미나리와는 달리 해발 933m의 화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암반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994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미나리 무농약 재배 품질인증까지 받았다.

매년 8, 9월 무렵에 미나리 줄기를 무논에 뿌려 11월쯤 한 번 베어낸다. 12월에 비닐을 씌워 다음해 3, 4월까지 다시 키운다. 50㎝ 정도 자란 이 때 아삭아삭 해지고, 맛과 향이 최고조에 이른다.

한재미나리는 청도 한재골의 120여 농가에서 약 46ha의 논에 미나리를 심어 연간 110억원 정도 소득을 올리는 효자 특산물이 됐다.

봄철이면 이곳으로 한재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한재미나리와 함께 먹는 삼겹살 구이가 봄철 별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한재미나리를 삼겹살과 함께 불판에 얹어 구워 먹는다. 미나리가 삼겹살의 잡내를 잡아주면서도 담백한 고기 본연의 맛을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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