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시장이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긴축 강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덩달아 원·달러 환율도 2개월 만에 1,300원을 다시 넘어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무려 1.68%, 41.28포인트(p) 하락한 2,417.6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09p 내린 2,430.87에 출발한 후 낙폭을 키우며 2,410선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4.91p(1.88%) 내린 778.51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도 이날 전장보다 10.59p 하락한 782.83에 출발, 장 마감 때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멈추지 못했다. 이번 한파는 에코프로비엠(-0.19%), 엘앤에프(-6.19%), 에코프로(-4.43%)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그룹을 형성하는 2차전지 관련 주도 피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밤사이 미국 증시가 긴축 장기화 우려에 2% 넘게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한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는 노동시장과 소비자 구매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경제 지표 탓에 연준이 당분간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화 가치도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달러당 1,304.9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10.3원 오른 달러당 1,306.2원에 개장했다. 이내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 직전 1,305.7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세에 외환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소집, 은행 외환 딜러 등 시장 관계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렇듯 시장 상황이 급랭하면서 경제 주체들은 23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주목한다. 관심은 기준금리 향배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미국 긴축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인상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과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 자본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또한 환율이 오르고 원화 가격이 내려가면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환율 방어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도유정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지난해 4월 이후 사상 첫 여덟 차례 연속 인상이다. 그런데 경기를 생각하면 금리를 자꾸 올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동결하나, 다음에 연준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인상 여부를 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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