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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모차르트를 통해 드러난 ‘하녀’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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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소프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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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갑을 관계로 맺어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직장뿐 아니라 가정 내에서, 남녀관계에서도 드러난다. 그런 관계를 볼 때면 갑질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면 싶기도 하고 을이 갑에게 복수엔 못 미쳐도 꼭 골탕을 먹였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18세기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모차르트도 이런 바람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당시 유럽은 봉건 영주 사회로 귀족들의 횡포가 심했고 인권 유린, 초야권(初夜權) 등 하층 계급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악행이 난무했다. 서민들은 그저 신분이 낮은 이유로 고통을 당해야 했다. 작곡가들은 이러한 내용을 소재로 삼아 귀족들을 풍자하고 현실을 비판했다. 처음엔 귀족들의 반대로 극을 올리기도 전에 내용을 수정해야 했지만 점점 작품들이 히트를 치게 되고 18세기 유럽은 오페라 부파(희극 오페라)라는 인기 있는 장르의 전성시대가 됐다. 오페라 부파란 서민적 내용의 소박한 소재로 하층계급 인물의 역할을 확대해 현실 비판을 시도한 오페라 장르 중 하나다.

오페라 부파에는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 영리하고 약삭빠른 하인, 위엄 있는 척하지만 허당인 의사, 꼭 문제 해결 직전에 나타나는 공증인 등 다양한 캐릭터들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바로 '하녀'다. 프랑스어 '수브레트(soubrette)'는 하녀를 뜻하기도 하지만 '약삭빠른, 속이는'이라는 뜻도 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브레트 캐릭터인 '수잔나'를 보면 다른 수브레트 캐릭터들과 달리 더 적극적이고 이성적이다. 백작의 유혹을 발판으로 사회적 신분 상승을 꿈꾸지 않고 오히려 백작에게 할 말 다 하는 똑순이다. 백작부인을 두고 끊임없는 여색을 즐기려던 백작을 백작부인과 함께 제대로 골탕을 먹인다. 마침내 수잔나는 둘의 화합과 모든 집안의 평화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오페라 안에서 수잔나는 정말 바쁘다. 끊임없이 나와 중재하고 계략을 짜고 지시한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수브레트들을 억센 캐릭터로 승화시키진 않았다. 특유의 밝고 재간둥이적 선율을 활용해 영리하고 약삭빠르지만 밝고 명랑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거기에다 늘 극 중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 지혜롭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모차르트는 이러한 수브레트 캐릭터를 통해 하층민들의 설움을 드러내고 또 희극적으로 풀어냈다. 지금까지도 모차르트 작품들이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 보면 유쾌 통쾌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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