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내가 남긴 금을 기부하고 싶은데요."
지난 2월 13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사별한 아내가 남긴 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는 손전헌 씨의 전화였다. 이윽고 17일 그는 모금회를 방문해 10돈짜리 순금 13개를 건넸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3천800만원어치다.
이 금들은 손 씨의 아내 고(故) 김현화 씨가 평생 모아온 것이다. 혼자 남겨진 남편의 생계에 쓰라고 남긴 유산이었다. 차마 이 금을 팔아서 쓸 수 없었던 손 씨는 고민 끝에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손 씨는 "아내가 앞으로 생활이 힘들 때 하나씩 팔아서 생계에 보태라고 준 금이지만, 그보다 아내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죽기 전까지 혼자 남겨질 나를 걱정하며 치료비를 아꼈던 만큼 이 금이 좋은 곳에 쓰여 하늘에서 아내가 기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지난 3일 손 씨와 아내의 이름을 '나눔리더' 98, 99호에 나란히 올리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나눔리더는 나눔 실천으로 지역사회의 나눔 문화를 선도하는 개인 기부자를 뜻한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돌아가신 아내분이 남기신 유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결심한 사연이 가슴에 큰 울림을 준다"며 "소중하고 고귀한 성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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