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경, 동양인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황희진 기자 hhj@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3-03-13 12:33:03 수정 2023-03-13 18: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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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계 배우 앙쯔충(양자경)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자경.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배우 양자경(양쯔충, Michelle Yeoh(미셸 여), 나이 60세)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양자경은 수상이 유력했던 케이트 블란쳇(영화 '타르')를 비롯해 안드레아 라이즈보로(투 레슬리), 안나 데 아르 마스(블론드), 미셸 윌리엄스(파벨만스) 등 4명 후보를 누르고 오스카 트로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아시아 배우로는 최초 사례이다.

그간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은 동양인 기록이 없었다.

여우조연상의 경우 '사요나라'에 출연한 미요시(일본)가 1958년 30회 아카데미에서 최초로 수상한 데 이어 2021년 93회 아카데미에서 '미나리'의 윤여정(대한민국)이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양자경 개인에게도 첫 아카데미 수상이다.

▶1962년 말레이시아 태생인 양자경은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로 뽑힌 후 1984년 영화 '덤보'로 데뷔, 이후 '예스 마담' '폴리스 스토리 3' '동방삼협' 등 한국에도 잘 알려진 홍콩 영화 다수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007 네버 다이' '와호장룡' '게이샤의 추억'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 미국 할리우드로도 활동 무대를 넓혀 커리어를 쌓았다.

이어 60대에 들어선 나이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통해 오스카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는 모습이다.

이 영화에서 양자경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블린 역을 연기했다. 어느 날 자신이 멀티버스를 통해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임을 인지한 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양자경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아이들과 여성들을 언급, 감동을 전했다.

그는 "저와 같은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꽃이 되길 바란다. 큰 꿈을 꾸고, 꿈은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어 자신을 가리킨듯 "여성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기 바란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감독님과 훌륭한 배우들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양자경은 특히 어머니를 가리키며 "이 상을 제 어머니께 바친다. 모든 전 세계 어머니에게 바친다. 그 분들은 영웅이시기 때문"이라고 강조,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현재 나이가) 84세이시고, 저는 오늘 이 트로피를 어머니께 드릴 것이다. 어머니가 말레이시아에서 가족들과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다. 홍콩에 있는 친척들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양자경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 등 7관왕을 차지해 이번 아카데미 최고의 작품으로도 등극했다.

이는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3년 전인 2020년 개최된 92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으로 4관왕을 차지하며 가장 조명을 받았던 것과 닮았다.

※다음은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수상자·수상작 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