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밥 조금 먹어도 더부룩…위염 아닌 '담낭결석'일 수도

수일~수개월 명치 부분 통증, 소화 불량, 메스꺼움 등 증상
담낭 결석 있어도 70~80% 정도는 증상 없어, 담관염·췌장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복강경 담낭 절제술' 보편적…담낭 제거해도 건강에 큰 지장 없어

담낭 결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담낭 결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최근 정기 건강 검진을 통해 복부초음파에서 담낭결석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담낭(쓸개)은 간 아래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 모양의 장기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들어와 저장, 농축되며 지방질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담즙의 성분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굳어져 돌처럼 되는데 이를 '담낭 결석'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담낭 결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1만2천761명에서 2021년 16만8천692명으로 4년 새 약 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 결석의 증상

담낭 결석의 주된 증상은 수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오른쪽 윗배나 명치 부분에서 생기는 통증이다. 소화 불량, 헛배부름, 잦은 트림, 메스꺼움, 식욕 부진, 설사,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혹 체한 것 같은 증상이 지속돼 오랜 시간 위염인 줄 알고 지내다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난 뒤에야 담낭 결석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담낭 결석이 있어도 70~80% 정도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오랜 기간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칫 결석이 담낭 경부, 담낭관, 담관을 막아서 급성 담낭염, 담관염, 췌장염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가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낭결석의 위험 인자는?

담낭 결석은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눌 수 있다.

콜레스테롤 담석의 위험인자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 경구피임약, 고령, 여성, 출산력, 고지방식이 등이 있다. 색소성 담석의 위험인자는 담관의 감염, 만성 용혈, 간경화, 고탄수화물·저지방 식이 등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색소성 담석 환자가 많았지만, 식이 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 환자가 증가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 환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담낭결석의 합병증

일반적으로 담낭 결석의 합병증은 '무증상 담낭 결석'보다 '유증상 담낭 결석'의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급성 담낭염이 가장 흔하며, 담낭 축농(쓸개 안에 고름이 차는 것), 담낭 천공(쓸개에 구멍이 생기는 것), 누공(쓸개와 창자 사이에 통로가 생기는 것)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최영일 곽병원 외과 과장(외과 전문의)은 "특히 고령층에서 담낭결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위중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담낭결석의 치료 방법은?

담낭 결석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 관찰을 하게 된다.

그러나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 절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최영일 과장은 "무증상 담낭 결석을 수술하는 경우는 ▷결석의 크기가 3cm 이상인 경우 ▷결석과 함께 용종(혹)이 보이는 경우 ▷담낭 벽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 ▷담낭 벽에 석회화가 있는 경우가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담낭 결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 절제술'이다.

과거에는 '개복 담낭 절제술'을 시행했으나, 요즘은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보편적이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은 복부에 5~10mm 굵기의 투관침을 3, 4개 뚫어 이를 통해 복강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담낭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개복술에 비해 흉터가 적고, 통증 및 입원 기간이 감소하는 등 상당한 이점이 있다.

최근에는 단일공 복강경 담낭 절제술도 많이 시행한다. 이는 배꼽 안으로 2cm 정도의 절개만으로 수술을 하는 것으로, 수술 후 흉터가 배꼽 안에 있기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콜레스테롤 담석의 크기가 5~10mm 미만인 경우 '경구 담즙산 용해 요법'으로 결석을 녹여내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최 과장은 "향후 담석이 재발할 수 있고 한국인에게는 색소성 담석이 많아 잘 시행하지 않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최영일 곽병원 외과 과장
최영일 곽병원 외과 과장

◆ 담낭을 완전히 제거해도 괜찮을까?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 및 농축하고 있다가 식사를 하면 십이지장으로 담즙을 내보내 음식물 속의 지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담낭 절제술 후 담낭이 없어지더라도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건강에 큰 지장은 없다.

최 과장은 "다만 담낭 절제 후 초기에는 소화불량, 헛배부름, 설사 등이 생길 수 있는데 일시적이다"며 "이 같은 증상은 대부분 수술 후 2~3개월 내에 호전된다"고 말했다.

◆ 담낭 결석의 예방법은?

담낭 결석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다만,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 등으로 콜레스테롤 담낭 결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콜레스테롤 담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최 과장은 "담낭 결석이 있는 환자들이 요로결석과 혼동해 멸치, 시금치 등 칼슘이 많은 식품 섭취를 제한하거나 물이나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담석의 배출에 효과가 없다"며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은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최영일 곽병원 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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