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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안전한가요?"…대구은행, 유동성 위험 점검 나서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도이체방크 부도설이 잇따르면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공포가 전염병처럼 급속하게 번진다는 뜻에서 '뱅크데믹'(Bankdemic·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 소재 예금은행 중 총수신율이 가장 높은(작년 연말 기준 45.74%) DGB대구은행도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 IMF 구제금융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을 가정한 유동성 점검에 들어갔다.

28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은행의 통합 LCR은 116%, NSFR은 106%로 나타났다. 모두 국내 금융당국 규제 기준(LCR 92.5%, NSFR 100%)을 웃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 평균 LCR은 96.1%, NSFR은 106.8%이다. 대구은행의 유동성 비율이 시중은행보다 안정적 수준인 셈이다.

LCR은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비율이다. 뱅크런이 발생해도 은행이 당국 지원 없이 30일간 견딜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유동성 위기 발생 시 은행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이다. NSFR은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 규모를 충족할 수 있는 장기·안정적 조달자금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기에 대구은행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 비율을 의미하는 예대율도 93.5%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대율은 100%를 넘기면 은행이 보유한 예금보다 대출이 많은, 오버론(over loan)이 되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105% 이하를 권고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은행에 관련 문의가 있었다. 그래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처하고자 유동성 위험과 시장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측은 국내은행의 자산구조는 대출 위주(80% 이상)로 장기채권이 50% 이상인 SVB와 자산구조가 달라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유 중인 유가증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손실이 은행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대구은행이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말 기준 대구은행 자산 73조원 중 유가증권은 9조9천억원 수준이다.

이창우 대구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상무)은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탄력적 리스크 관리에 주안을 기울이며 시장의 신뢰 확보를 위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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