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GB생명, 재무건전성 '권고 수준 미달'…200억 규모 유상증자 나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GB금융 계열 DGB생명은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한참 밑도는 것은 물론 업계 최저 수준을 보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적을 공시한 생명보험사 가운데 지급여력(RBC)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DGB생명으로 119.0%로 집계됐다. 이어 DB생명(141.9%), 농협생명(147.5%) 등이 뒤따랐는데 이들 역시 당국 권고 수준(150% 이상)에 미치지 못했다. 흥국생명(152.2%)은 권고 수준을 가까스로 웃돌았다.

생보사에서 RBC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BNP파리바카디프로 499.2%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DGB생명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 확충을 위해 보통주 232만6천392주를 주당 8천597원씩 모두 200억원을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납입일은 오는 14일까지다. DGB생명은 지난해 4월과 6월에도 재무 건전성 제고를 이유로 각각 300억원과 1천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다. DGB생명은 지난해 3월 말 RBC 비율이 84.5%까지 내려갔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MG새마을금고 계열인 MG손해보험이 43.4%로 경영개선 권고 발동 기준(100%)을 크게 밑돌았다. MG손보는 지난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다. 롯데손보(150.8%)는 권고 수준을 가까스로 넘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AIG손보가 404.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RBC 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리스크 손실금액인 요구자본에서 이를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며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경영활동 제한이나 부실 금융기관 지정 등 감독 당국이 강력한 규제 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보험업감독규정은 이를 100% 이상 유지할 것을 규정하지만,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금융당국은 작년 6월부터 RBC 산출 시 완화된 자본 규정을 적용하도록 허용했다. 그럼에도 일부 보험사의 RBC 비율이 권고 수준에 못 미치거나 가까스로 웃돈 것은 작년 말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유자산 평가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험사 RBC 비율은 금리 상승 여파로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올해부터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업권 새 회계기준(IFSR17)이 시행된 가운데 감독규제인 RBC 제도도 시가평가를 반영한 새 지급여력 제도(K-ICS)로 바뀌었다. 다만 새 건전성 규제가 도입에도 자본 여력과 자산·부채 구성에 따라 회사별 건전성 양극화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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