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신용카드' 1500만장 넘어…"혜택 좋은 카드 집중 사용"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 신용카드'가 1천500만장을 넘겼다. 실질적 부가 혜택이 집중된 신용카드를 애용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발급한 카드 가운데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1천555만5천장으로 집계됐다. 총 발행 신용카드 대비 휴면 신용카드 비중은 17.9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장수와 비중이 1천464만2천장과 17.65%였던데 비하면 각각 91만3천장과 0.33%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휴면 신용카드는 1천373만6천장(17.56%), 1천428만4천장(17.41%)으로 각각 집계됐다. 휴면 카드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휴면 신용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금융기업은 비씨카드로 38.5%에 달했다. 제주은행(32.32%), 전북은행(25.96%), 씨티은행(25.64%), 수협은행(24.30%), IBK기업은행(20.66%) 등이 뒤따랐다.

전업 카드회사 중 휴면 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카드로 15.23%였다. 이어 우리카드(13.75%), KB국민카드(10.6%), 현대카드(9.63%), 삼성카드(9.38%), 신한카드(9.11%) 순을 보였다.

휴면 카드는 2011년 말 3천100만장을 넘어섰다가 금융당국의 감축 정책으로 급격히 줄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지나친 외형 경쟁을 억제하고자 2012년 10월부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를 자동으로 해지하는 정책을 추진, 2015년 말에 800만장 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휴면카드 자동 해지에 따른 카드 재발급 불편 및 카드회사의 신규 모집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금융당국은 2020년 5월부터 유효 기간에는 자동 해지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다시 늘었다.

한 카드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카드회사의 자율적인 정책 때문에 신용카드 보유자들이 여러 장으로 대출 돌려막기를 하기 어려워지면서 굳이 신용카드를 여러 장 쓸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