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논란 당사자가 참 어이가 없네"…'근거 없이 당 지도부 흔든다' 태영호에 반격

'제주 4·3 김일성 지시' 실언 언급하며 "자숙해야 할 처지에 어이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 국민의힘 로고. 연합뉴스, 매일신문DB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같은 당 태영호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태 최고위원이 "원외 중진이라는 분이 근거 없이 김기현 대표를 흔든다"고 지적하자, 홍 시장은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지시'라는 태 최고위원 실언을 끄집어내며 "논란 당사자가 화살을 어디다 겨누냐"며 맞섰다.

홍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의 당사자가 근거 없이 김 대표를 흔든다고? 집행부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사람으로서 논란의 당사자가 됐으면 스스로 자숙해야 하거늘, 화살을 어디다가 겨누고 있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또 "굳이 주장하려면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지시로 남로당 제주 군사위원장인 김달삼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했으면 이해가 되지만 당시에는 북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던 김일성의 지시였다고 말한 것은 친북좌파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준 주장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6.25 동란 후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 책임을 뒤집어 씌워 남로당 박헌영과 연안파 김두봉을 숙청하고 김일성 1인 독재체재가 완성 되지 않았던가"라며 "같이 자숙해야 할 처지에 내가 근거 없이 흔든다니 참 어이 없다. 내가 귀하처럼 근거 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인가"라며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이 다가오니 별 사람이 다 나서서 대표에게 아부한다"고 비꼬았다.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태 최고위원을 향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부 원외에 계시는 중진 분들이 김기현 대표를 구체적 근거도 없이 흔들고 있다"며 "경륜 있는 분들이 지도부를 자꾸 흔들려고 하는 걸 막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원외 중진'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홍 시장은 당 대표를 2차례 지낸 5선 출신이다.

최근 홍 시장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향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제대로 거리를 둬야 한다며 쓴 소리를 해왔다.

전날 홍 시장은 김기현 체제 지도부를 겨냥해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목회자와 페이크뉴스만 일삼는 극우 유투버만 데리고 선거 치를 수 있다고 보는가,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그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제가 수차례 말씀드렸다. 전 목사는 다른 정당을 창당해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며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