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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폭등 에코프로 주식 팔아라?…증권가에서 이례적 '매도' 의견 나와

"적정 가치 면밀한 검토 필요…유튜브발 FOMO 주식 된 듯"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 만에 16.8% 하락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포항 영일만산단에 지어진 이곳은 이차전지의 재활용부터 소재, 완성품까지 전주기가 집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산업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매일신문 DB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포항 영일만산단에 지어진 이곳은 이차전지의 재활용부터 소재, 완성품까지 전주기가 집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산업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매일신문 DB

에코프로 주가가 올들어 640% 이상 폭등하는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서 처음으로 에코프로 주식을 종전 '매수'에서 '매도'로 두 단계 낮춘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내 증권사가 대부분 투자 의견을 '중립'이나 '보유'로 제시하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것이어서 개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12일 에코프로에 대해 "'소외 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에 따른 매수 및 회피를 모두 경계한다"며 목표주가 45만4천원을 제시하고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만3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던 에코프로는 전날(11일) 76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현 시가총액이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 현재 기준 좋은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적절한 리스크를 감내하며 현재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약 50~60개월 후로 대략 2027년"이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을 감안해도 60개월, 84개월 후까지 나아가는 것은 막대한 리스크 부담을 요한다"고 지적했다.

탄소 중립 경제로 대전환하는 시기에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7년 후의 가치까지 현재로 끌어와 주가에 선반영하는 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날 에코프로 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양극재 사업자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지금의 주가 수준은 기업 본연의 가치와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주가 상승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투자 의견은 '보유'로 하향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좋은 기업인 것과는 별개로 올해 들어 주가가 220% 상승한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1등 업체지만, 지금의 주가 흐름은 이른바 유튜브발 FOMO 주식이 되어버린 모습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주가가 16.8%(12만9천원) 내린 6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도 1만8천500원(-6.28%) 내린 27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에코프로는 올 1분기 매출액이 2조589억원, 영업이익 1천7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539억원)보다 233.2% 증가했고, 매출액도 202.5%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5% 증가한 2조1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61.3% 커진 1천7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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