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딸이 미국 명문대학인 엠아이티(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입학 경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국제 청원이 등장했다.
국제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는 지난 10일 'MIT는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MIT shouldn't be a playground for cheaters)'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학부모 단체 '미주 엄마들(Miju Moms)'이 작성한 것으로 나온다. 서명 인원 2만 5천 명을 목표로 개설된 이 청원은 13일(한국시각) 오후 5시 현재 2만 2천 명이 넘게 서명을 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5월 한인 자매가 고등학교 시절 표절 논문을 작성했음에도 유펜(UPenn·펜실베이니아대)의 7년제 치과 프로그램에 합격했던 청원을 기억하시는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는 이 자매와 공모한 또 다른 학생이 미국의 저명한 교육기관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글에 나타난 '한인 자매'는 한동훈 장관의 처조카들이며, '또 다른 학생'은 한 장관 딸을 가리킨다.
청원 게시자 '미주 엄마들'은 한동훈 장관의 딸에 대해 "일련의 논문 표절 의혹(가짜 연구논문 게시), 저작권 위반 등의 허위스펙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과거 A양이 행한 모든 부정행위들에도 불구하고 MIT 입학을 허가받았다는 데 격분한다. MIT가 이 학생에 대한 입학 허가를 진지하게 재고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미주 엄마들'은 "2021년 봄학기에 A양은 일련의 표절사건, 저작권 위반에 연루됐다. 그녀는 실제 경쟁에선 비공식적인 도움을 청했고 봉사활동 기록을 부풀렸다"며 "입학 지원자들이 고교 시절 받은 관심의 양으로서 평가 받는다면, A양이 아마도 지원자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할 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짐작건대 이 같은 행위들은 모두 명문대 입학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MIT에 제출한 그녀의 서류에 어떤 자료가 포함돼 있는 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A양은 비윤리적 방식으로 이력서를 그럴싸하게 꾸미려 했다"면서 "그녀의 MIT 합격은 그 사회적 배경과 맥락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이미 기득권층의 조작으로 인해 긴장과 불평등이 팽배한 오늘날의 대학 입학 시스템에 정의와 공정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미주 엄마들'은 앞서 지난해 5월 16일에도 '체인지'에 '한동훈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글에서는 "한동훈 딸의 일명 미국 입시용 스펙 쌓기 관련한 각종 의혹과 한동훈 측의 해명을 지켜보던 지난 며칠간은 저희에게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며 "미국에서 입시를 겪었거나 겪게 될 자녀를 둔 당사자들의 입장이기에 더욱 또렷이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 사태의 본질은 한국 특권층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촘촘히 설계하고 실행했던 조직범죄"라고 주장했었다.
이들은 ▷사이비 학술지에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글들을 논문의 외양으로 오해하게 만든 점 ▷반복적인 표절 문제와 대필 저자 문제는 미성년자의 미숙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점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한 장관의 해명은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삼은 바 있다.
한편 '체인지'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는 청원사이트로 회원가입 후 로그인만 하면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글을 올릴 수 있다.
청원 동의를 할 땐 로그인 없이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적는 방식이며 검증 절차 없이 중복 동의가 가능하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