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오는 것 보고 비킨 뒤 '쿵'…골목길 이면도로서 차 쪽으로 넘어진 보행자

경찰 "차 대 보행자 사고…운전자 과실"

골목길 이면도로에서 차가 빠져나가기 직전에 보행자가 차 쪽으로 넘어지는 모습. 유튜브 채널
골목길 이면도로에서 차가 빠져나가기 직전에 보행자가 차 쪽으로 넘어지는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쳐
골목길 이면도로에서 차가 다가오자 보행자가 몸을 가장자리로 피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골목길 이면도로에서 차가 다가오자 보행자가 몸을 가장자리로 피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쳐

골목길 이면도로에서 차가 다가오는 모습에 몸을 비켰던 보행자가 갑자기 차 쪽으로 넘어지는 사고 영상이 공개됐다. 보행자는 차량이 지나갈 수 있도록 몸을 피해준 뒤 차가 빠져나가기 직전에 차 쪽으로 넘어졌는데, 경찰은 승용차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2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혼자 뒤로 넘어졌는데 너무 아파서 계속 치료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제가 잘못했다고 한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 3월 11일 오후 8시 43쯤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골목길 이면도로를 주행 중인 승용차의 전방 모습이 담겼다.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들을 피해 좁은 길을 천천히 주행하던 승용차 앞에 4명의 남성 무리가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두어명은 다가오는 차를 보고 몸을 도로 가장자리로 피해 차가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차량 블랙박스에 차가 움찔하는 듯 흔들리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이 도로를 비추는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몸을 피한 뒤 차가 빠져나가기 직전에 뒷걸음질 치더니 차량 뒷부분에 몸을 부딪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블랙박스 영상 제보자이자 승용차 운전자인 A씨는 "골목 주행 중 멀리서 담배 피우는 남자 4명이 보였고, 차가 오는데도 비킬듯 말듯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하길래 뭔가 이상해 속도도 확 줄이고 멈췄다 출발했는데 갑자기 옆에서 콩 (박았다)"고 전했다.

A씨는 "차에서 내리니 한 남자가 오히려 욕을 하기에 신고하려고 하니 차에 박은 사람이 '죄송하다. 자기가 실수했다. 못 봤다. 차에 문제 있으면 연락 달라' 그래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여기서부터 제 실수였던 것 같다"며 "차에 문제도 없고 정중히 사과하길래 신고 안 하고 그냥 갔다"고 설명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차에 부딪혔던 남성은 다음 날 연락이 와서 신고하기 전에 대인접수를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경찰서를 찾아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전하자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만 보고, 핸들을 미세하게 튼 A씨 잘못이라고 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사고 당시 A씨 차량 우측에는 주차된 차량이 있어, A씨는 왼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었는데 이를 본 경찰은 A씨가 잘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는 "사이드 사고인데 블랙박스론 보이지 않으니 CCTV 영상 확인해 시시비비를 따져달라고 했더니 (경찰은) '보행자가 절대 가해자가 될 수 없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후 부딪힌 남성 요청 대로 대인접수를 한 A씨는 억울한 마음에 골목 CCTV 영상을 확보해 경찰에 제출했더니 이번에는 경찰이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멈춰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경찰과의 통화 녹취 내용에서 경찰 관계자는 "보도와 인도가 구별이 안 되는 도로에선 보행자에 우선권이 있다. 차 대 차 사고가 아니라 차 대 보행자 사고이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과실을 안 나누는 걸로 안다"며 A씨 측에 일부 과실이 있다고 했다.

A씨는 "뒤로 저렇게 자기가 넘어졌는데도 운전자 잘못이라는 건지 제가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건지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무리 4명 중 2명이 차 오는 것을 보고 조금 비켜준 것이 영상에 보인다"며 "블랙박스 차 잘못 없어야 옳다"는 의견을 냈다.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