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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아픈 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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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권여선/ 자음과모음/ 2020)

경북 안동 출신의 권여선 작가는 오영수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다. "내 어린 고통이 세상의 커다란 고통의 품에 안기는 그 순간의 온기를 위해 이제껏 글을 써왔다는 걸." 작가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토우의 집'은 1960년대 초중반 삼벌레 고개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이점은 소설이지만 화자의 시선이 일곱 살인 여자아이 원을 중심축으로 해서 따라간다는 점이다. 아이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진행되는 사건과 서사되는 문장 또한 동심을 바탕으로 해석된다. 그로 인해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객관성이 확보되기도 하고, 아이다운 순수한 생각이 어른 독자에게 풍자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눌은 놈도 있고 덜 된 놈도 있고 찔깃한 놈도 있고 보들한 놈도 있고, 그렇게 다 있는 거라는 원의 말이 떠올라 헛웃음이 났다."(322쪽)

원이네 가족이 세 들어 살던 집 주인 순분은 예전에 원이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원이가 순분이 해준 볶음밥이 자신의 엄마가 해준 밥과 다르다면서 투정부리며 했던 말이었다.

순분은 삼벌레 고개 우물집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 또한 세상사를 비켜갈 수 없는 보통의 사람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빨갱이로 몰려 죽음을 당한 원이 아빠, 원이 아빠의 죽음으로 미쳐버린 원이 엄마, 엄마의 정신병으로 말문을 닫아 버린 원이, 그런 원이를 좋아하던 순분의 둘째 아들 은철이, 그런 아들이 안쓰러운 순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한 사람의 아픔은 결국 모두의 아픔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제발… 잘 살아라… 원아…."(329쪽)

원이네 가족을 떠나보내는 순분의 마지막 말이 우리 모두의 평안을 바라는 작가의 목소리로 들리는 이유이다.

우리 모두는 결국 연결되어 있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한 연대만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 시릴 때가 많은 삶의 현장에서, 힘든 시련이 겹치더라도 서로를 향한 따스한 사랑과 온정의 마음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초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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