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계성고, 대구 첫 '3학기제' 실시…방학에도 정규 교육

정규 학기로서 '3학기' 신설, 여름방학에 2주 또는 3주간 수업 진행
교육부 고시 외 과목들로 상당수 구성, '대학과목선이수제' 과목도 개설
외부 전문가 초빙 위해 경북대, 하노이 한국글로벌 학교 등과 협약 체결

대구 계성고등학교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계성고등학교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유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계성고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통상 1·2학기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에서 탈피해 올해부터 '3학기제'를 실시한다.

교과목 선택 폭을 확대해 대입 경쟁력을 높이고, 방학 중 사교육 수요를 흡수해 공교육 정상화를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계성고는 지난해부터 교감을 팀장으로 한 TF팀을 구성해 3학기제 도입을 준비해왔다. 다만 '학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향후 대구시교육청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므로 확정된 명칭은 아니다.

현재 방학 중 별도로 학기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와 경북에 있는 김천고가 있다. 다만 민사고 여름학기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 교과들로 운영되고 있어서 정식으로 3학기제를 운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정규 학기는 1, 2학기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계성고는 정규 학기로 3학기를 신설해 여름방학 기간에 과목 단위 수에 따라 한 수업당 85분씩 2~3주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한 학생당 하루 2개 과목까지 이수할 수 있게 했다.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과목당 10명 이내 소수 인원으로 진행한다.

3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방학 기간에도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할 수 있는 정규 과목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시험 등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관련 내용을 생기부에 기재할 수 없는 방학 중 보충수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3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은 교내 '과목선정위원회'에서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구성했다.

총 20개 과목 중 15개가 교육부 '고시 외 과목'들이다. 고시 외 과목이란 학교별 특색을 살린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에 제시된 과목 외에 새롭게 개설돼 교육감의 승인을 받은 과목을 의미한다. 정식 과목으로 똑같이 인정되며 성적 산출 및 생기부 반영이 가능하다.

특히 AP생명과학, AP화학, AP미국사 등 AP 관련 수업이 눈길을 끈다.

'AP'(대학과목 선이수제)란 고등학생들에게 대학교 수업 과목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 이수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미국에서 활성화된 제도다. 계성고는 국제학교 원어민 교사들을 초빙해 원서 교재로 AP 과목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계성고는 외부 전문가에게 직접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전문가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북대학교 경상대학 및 수학교육과, 하노이 한국글로벌 학교 등과 MOU를 체결해,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연구자와 국제학교 교사들이 계성고 교사들과 협력 수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계성고 관계자는 "향후 국내 전문가뿐 아니라 국외 전문가도 초빙할 예정"이라며 "현재 일본, 대만 등 여러 나라의 학교들과 접촉해 3학기제 관련 MOU 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자사고인 계성고는 교육청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3학기제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학교 법인이 전액 지원한다.

박현동 계성고 교장은 "3학기제는 방학 중 사교육으로 몰리는 학생들을 학교로 오게 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방학 중에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며 "향후 여러 기관과 교류 협력을 통해 각종 교육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길 기대하며, 3학기제를 통해 우리 학교가 대구 유일의 자사고로서 지역 사회를 선도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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