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년도약계좌' 반쪽 출발…주고객층 외면한 인터넷뱅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은행연합회, 서민금융진흥원,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은행연합회, 서민금융진흥원,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정책금융상품 '청년도약계좌'가 이달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 소비자인 청년층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2030세대 고객 비중이 일반 은행보다 월등히 높아 금융당국도 이들의 참여를 위해 사전 협조에 나섰지만, 끝내 지원도 하지 않은 상황을 두고 수익성만 쫓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운영을 개시하는 청년도약계좌 취급 은행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SC제일, IBK기업, DGB대구, BNK부산·경남, JB광주·전북은행 등 12곳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빠졌다.

인터넷은행은 청년도약계좌의 진행 과정 중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확인 작업, 특별중도해지 요건 확인 업무 등 소득 증빙 및 해지 작업이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만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청년도약계좌보다 더 복잡한 금융상품인 주택담보대출도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있어 말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소유권이전등기 처리를 제외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아파트담보대출, 개인사업자 관련 비대면 담보대출을 운용 중이다.

이 때문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 열린 사전 점검회의에서 "청년도약계좌 취급기관에는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형성이라는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지원하고, 청년도약계좌 운영에 있어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을 고려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청년도약계좌는 비대면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에 에둘러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앞두고 인터넷은행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지원의사를 수차례 밝혔음에도 인터넷은행은 지난 3월에 있었던 공개모집에 지원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같은 상황이 청년도약계좌 흥행 자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2030세대 비중은 카카오뱅크는 47%, 토스뱅크는 50%, 케이뱅크는 55%로 평균 50.6%에 달한다.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기로 한 12개 은행 평균치(약 30%)보다 20%p가량 높다.

한편,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정책형 금융상품이다. 청년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게 목적이다.

5년 만기 상품에 가입한 청년이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내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천원을 더해주고, 이자 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 만기 유지 시 5천만원 안팎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인소득 6천만원 이하이면서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인 금리 수준은 8일 예비 공시하고서 12일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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