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을 강력히 시사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우려된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하반기 물가 인상 요인이 적은 데다 경기 하강 신호·금융 불안에 3.5%로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서다.
14일(현지시간) 연준이 새로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 따르면 올해 금리 전망치 중간값(5.6%·5.50∼6.00%)은 3월 당시(5.1%·5.00∼5.25%)보다 0.50%포인트(p) 높아졌다. 이게 현실이 되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지금보다 0.5%p 높은 5.75%가 돼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25%p까지 벌어진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3.5%이다.
연준이 점도표대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로 계속해서 동결되고 있는지라 외환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너무 벌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를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원화가치 하락 압박은 그만큼 더 커진다.
이 때문에 한 금융통화위원도 13일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서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한미 금리차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추가 긴축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1.75%p 격차를 보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6일 1,338.8원의 전고점을 기록한 이후 뚜렷한 원화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혹은 그 이후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리스크를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우려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대보다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은 하반기 중 더욱 두드러질 수 있음도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밖에도 제한적 수준이겠지만 금리동결에 따른 달러화의 추가 약세 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지지할 수 있음도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미 금리차가 벌어진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때 증시 수익률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연준이 '스톱 앤드 고'(금리 동결 이후 추가 인상) 시나리오로 갈 경우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부각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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