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 대구 교육1번지서 "AI 발달, 아이들 좋은 질문하는 능력 길러줘야"

교육 유튜버 '효린파파' 성기홍씨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자녀교육 토크 콘서트 개최
AI 발달, 독서력·문해력 중요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 만들어 줘야"
가족 함께하는 시간, 아이에 안정감 줘…체력 기르도록 시간 줘야
아이 사는 세상, 지금과 다르다…"잘나가는 분야 보다, 잘하는 거 시켜줘야"

2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천초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분야 유튜버인 성기홍 씨와 공동 개최한
2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천초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분야 유튜버인 성기홍 씨와 공동 개최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자녀교육 콘서트에 참여해 대담을 나눴다. 이민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챗GPT 등 AI(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라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안 의원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천초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분야 유튜버인 성기홍 씨와 공동 개최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콘서트에서 "AI의 발달이 기회라고 생각하느냐 혹은 위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성 씨의 질문에 "AI에 정확한 질문을 해 그 능력을 극대화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가 최근 탄생해 높은 연봉을 받는다.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대담에서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는 아이들의 능력 상과 그에 따른 교육 방향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풀어냈다. 그러면서 정치와 관련한 얘기는 오늘만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AI 발달에 정확하게 질문하는 능력 중요해질 것, '독서·문해력' 길러야

안 의원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결국 독서에서 나온다며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 문해력과 독해력이 높은 사람이 경쟁력을 가지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같이 문해력이 중요한 시대이지만, 학생들 간에 문해력과 독서력은 그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 보인다는 진단도 나왔다. 책을 많이 읽고 문해력을 기른 학생은 두각을 나타내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부각되는 문해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성 씨는 "요즘 아이들의 문해력을 어떻게 보느냐?"는 안 의원을 질문에 "문해력을 갖춘 아이들은 (언어적 이해를) 잘하지만, 부족한 아이들도 보인다"고 했다. 이를테면 "'부담을 지운다'는 영어 단어를 설명하면서, '부담을 지우니, 힘이 들겠지'라고 부연하면, '왜 부담을 지우니 힘이 드느냐'고 묻는 아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어도 국어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이해가 되는 데, 일부 학생의 문해력이 부족하니 영어수업이 국어수업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문해력 키우기' 자연스럽게 책 읽는 환경에서 나온다

안 교수와 성 씨는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문해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부산의 가난한 동네에서 개업의로 일했던 부친은 환자를 보는 가운데 틈틈이 소설 등 각종 책을 읽었다며, 그 모습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그는 "부모도 아이를 둘러싼 환경의 한 요소"라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독서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안 의원은 일주일에 한번 자녀를 대형 서점에 데려가 한 시간 동안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다니도록 풀어줬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골라온 책을 무조건 한 권 사줬는데, 처음에는 아이가 만화책을 골라오더니 나중에는 그림은 점점 줄고, 글이 늘더라"라며 "만화책도 책과 아이가 가까워지는 데 좋은 수단"이라고 했다.

안 의원 자신은 "초등학교 때까지 성적이 평범했지만, 중학교 때는 반에서 5등, 고등학교 때는 1등을 했다"며 "그 바탕에 초등학교 때 '학교 도서관에 읽을 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서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독서에 열중하다 보니 대학 예비고사 시험 지문 중 절반이 자신이 읽은 책이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2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천초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분야 유튜버인 성기홍 씨(왼쪽)와 공동 개최한
2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천초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분야 유튜버인 성기홍 씨(왼쪽)와 공동 개최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자녀교육 콘서트에 참여해 대담을 나눴다. 이민호 기자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중요"…부모가 정서적 안정·체력 길러줘야

안 의원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면 오히려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아이가 지치게 된다고 했다. 이에 "시간을 내서라도 아이들에게 운동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뛰기 시작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류 증가한다. 뇌로 가는 피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산소를 샤워하는 효과'가 있다. 체력을 기르면 머리가 좋아지고, 우울증도 치료된다. 체력이 좋은 아이가 공부도 오래 앉아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처럼 독서나 체력 등 아이의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아이와 관계도 중요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닌텐도 64' 게임기가 나오던 시절부터 '마리오 카트'라는 게임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의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게 부모의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 시간 덕에) 아이가 항상 안정되고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안 의원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있는 딸 안설희 씨에게서 마라톤을 배웠다며 "자식과 부모의 관계도 결국 인간관계다. 아이를 통해서 자진해서 경험하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됐다. 서로 인생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존재가 가족관계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의원은 사교육도 일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설희 씨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아이가) 수학에 대한 감이 없다"고 말한 것을 듣고 학원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모든 과목을 다 선행학습을 시키는 건 아이를 지치게 하지만, 꼭 필요한 한두 과목은 어느 정도 필요할 때 (수준을 높여주는) 치유책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 다를 것…"불안해 말고 함께 미래 상상하고 시도하라"

끝으로 안 의원은 "앞으로 부모님들이 살았던 세상은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2008년 카이스트 교수 시절만 해도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이공계 기피' 현상을 있었고, 한의학과 입학 성적이 전 학과 중 가장 높았다"고 했다.

이에 "직업 자체가 바뀌거나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 세상에 아이들이 살게 될 것"이라며 "지금 잘 나가는 분야에 아이를 짚어 넣는 것은 어리석다. 아이의 적성을 찾아서, 잘하는 분야를 시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상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세상을 앞서본다면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성남시 판교 일대에 IT단지가 번성할 것을 예측하고, 판교에 최초로 사옥을 지은 경험과 AI의 성장에 필수적인 인공지능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성장을 예측한 경험을 거론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세상의 변화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무엇이 변할지 상상해야 한다"며 "그 예측이 맞으면 맞는 데로 틀리면 틀리는 데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일 것"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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