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위의 강수량을 기록한 장마가 끝이 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장마는 끝났지만 기상청은 기습 호우나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사고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한 달간 집중 호우로 많은 이재민들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수해 복구 작업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해 지역에선 각종 피부 질환, 수인성 감염병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위생 수칙 등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습도 증가로 각종 질병 발생 위험↑
습도가 증가하면 각종 박테리아의 성장을 증가시키게 된다. 25∼30℃ 사이의 온도는 미생물이나 곤충이 살기 좋은 환경이어서 피부에 각종 병변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수해 지역에서는 주변을 깨끗이 하고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피부질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복구 작업 시에는 오염된 물로부터 손, 발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복이나 고무장갑, 목이 긴 장화 등을 철저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오염된 물에 닿았거나 상처가 생겼다면 즉시 흐르는 수돗물 등으로 깨끗이 씻어내고, 상처 난 부위는 깨끗이 씻은 뒤 바로 소독을 해줘야 한다.
피부염은 크게 ▷모든 사람에게 피부염을 일으키는 '원발성' ▷특정 체질의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나눌 수 있다. 수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원발성 자극 피부염'이 많이 발생한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대한피부과의사회 법제위원장, 올포스킨피부과 원장)은 "수해 작업 등을 한 후 눈이나 피부에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땐 만지지 말고 안과나 피부과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해로 오염된 지역에서는 렙토스피라증이나 유행성 눈병도 주의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 배설물 또는 이에 오염된 물이나 흙,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주로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된다.
◆진균성 피부질환 주의
장마철 전후에는 곰팡이균 감염이 급격하게 번져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피부염은 습진 등과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법이 다르므로 잘 구분해야 한다.
▷곰팡이 감염=고온다습한 여름에는 곰팡이(진균)에 의한 피부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곰팡이에 의해 인체에 생기는 피부질환은 무좀, 완선, 어루러기(전풍) 등 피부에 생기는 표재성 진균증이 대표적이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면으로 된 양말을 신고, 발에 땀이 많이 날 때는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도 좋다. 곰팡이균은 발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전염이 가능하므로 발 등 질환 부위를 만진 손으로 다른 부위를 만지면 안 된다. 발수건은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고, 구두나 운동화도 일광소독을 주기적으로 해 잘 말려야 한다.

▷무좀=습도나 기온이 올라가 피부에 땀이 많이 나는 장마철부터 한여름 사이가 무좀이 발병하고 재발하는 시즌이다. 발가락 사이가 부풀어 오르고 가려움을 느낄 정도의 초기 단계에서는 비교적 쉽게 무좀을 치료할 수 있지만, 중증으로 접어들면 쉽게 완치가 되지 않는다.
특히 발톱 무좀의 경우에는 먹는 항진균제를 3~6개월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데, 특정한 항진균제는 복용 전에 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외출 후에는 찬물에 10분 정도 발을 담가 각질 사이에 남은 소금기를 제거한다. 씻은 후에는 선풍기나 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린다. 번갈아 신는 구두는 신지 않는 날 햇볕에 말린다. 여름마다 무좀이 발생하는 경우는 땀의 흡수와 배출을 잘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의 양말을 신는다.
▷완선(頑癬)=완선은 사타구니에 붉은색 반점과 몹시 가려운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남자들은 사타구니에 이런 병이 생기면 만성습진으로 생각하고 수개월씩 습진약만 바르다가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는 통풍이 잘 안되고 눅눅하며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 사타구니는 병원성 곰팡이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며 이곳에 일단 병변을 일으키면 이런 환경 때문에 잘 낫지 않는다. 머리에 생기면 두부백선, 몸 표면에 생기면 체부백선(도장 부스럼)으로 불리는 이 곰팡이 감염증은 치료를 잘못하기 쉬운 대표적 피부질환이다.
일반 습진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가 든 연고를 바르면 낫기는커녕 더욱 악화하면서 번져나가기 일쑤다. 증세가 호전되더라도 4~6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약을 먹고 발라야 한다. 씻고 난 후 물기를 잘 닦지 않아도 악화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뽀송뽀송하게 건조해 곰팡이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주의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등 장관감염증 등의 수인성 혹은 식품 매개 감염병도 여름철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와 조리 전후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 시에는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 등 안전한 물을 이용해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특히 집중호우 피해가 있었던 지역에서는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상태이므로 각종 식중독균 오염 가능성이 있다. 구토, 설사 등이 있을 땐 식자재 세척 등 조리과정에도 참여해선 안 된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대한피부과의사회 법제위원장, 올포스킨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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