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의대생 52% 지역출신…의료인력 불균형 해법 될까

1일 신현영 의원 '2023학년도 26개 지역 의과대학 합격자 현황' 자료
올해 26개 지역의대 합격자 2천66명 중 52.4%가 지역 출신
대구경북권에선 지역 출신 비율 경북대 61.8%, 계명대 55.7% 등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과대학.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과대학. 연합뉴스

비수도권 26개 지역 의과대학에 합격해 입학하는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가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 의료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학년도 26개 지역 의과대학 합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6개 지역의대 합격자 2천66명 중 52.4%인 1천82명이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지역의대가 공고한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정원인 963명보다 119명이 많으며, 올해로 17년째 3천58명으로 동결된 전체 의대 정원의 35.4%에 해당하는 수이다.

2023학년도에 지역 출신 학생이 해당 지역의대에 입학한 비율은 부산대(81.60%)가 가장 높았고, 이어 ▷동아대(80.40%) ▷전남대(77.20%) ▷조선대(64.10%) ▷경상국립대(63.30%)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권에선 ▷경북대(61.8%) ▷계명대(55.7%) ▷영남대(53.8%) ▷대구가톨릭대(52.3%) ▷동국대 경주(40.4%) 순으로 지역 출신 학생의 입학 비율이 높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의무 비율(40%)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없었다.

그러나 26개 지역 의과대학 중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가톨릭관동대 등 강원권 2곳은 지역 출신 합격자 비율이 각각 18.6%, 14.0%로 강원권 의무 비율인 20%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출신 합격자는 집계를 시작한 2018년 721명에서 2019년 845명, 2020년 889명, 2021년 856명, 2022년 947명, 2023년 1천82명으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합격자 중 지역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최근 3년간(2021~2023) 42.6→46.0→52.4%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역의대에 해당 지역 출신 학생 비율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2015년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있다. 지역대학들이 이 법률을 근거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앞다퉈 마련하고, 지역 학생 합격 비율을 높여왔다.

지역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걸 막고, 해당 지역에 정착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대구경북에선 전체 합격자의 30%를 지역 출신으로 뽑도록 '권고'하는 것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2023학년도부터 대구경북을 비롯한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40%, 강원과 제주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20% 이상을 지역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의무화됐다. 정부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50%까지 확대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지역 출신 선발은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지역의대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전 과정을 입학부터 졸업까지 해당 지역에서 마쳐야 한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시행되기 이전까지 지역대학 병원들은 다른 지역 학생을 선발해 공들여 키웠지만, 졸업 후 상당수가 지역 의료기관을 외면하고 수도권 병원으로 떠나버려 우수 의료인력 확보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힘들게 키운 우수 의료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의료인력 공동화 현상'마저 빚어지자 지역대학들은 자구책으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신설했다.

신현영 의원은 "취약지 의사 인력 수급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절실한 상황에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의료서비스의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역 출신 의대생 선발에 이어, 전공의 선발과 수련 과정까지도 지역에서 책임지고 담당할 수 있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 출신 의대생이 의사면허와 전문의 취득 후 지역에 남아 공헌함으로써 지역의료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의사 양성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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