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교생 익사 사고에 비상 걸린 공공 물놀이장…“아이들에게 눈 못 떼요”

울릉도 풀장 사망사고에 여름방학 보내는 학부모 걱정↑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주요 물놀이 시설 4곳 긴급 현장점검 실시

3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 두류워터파크의 어린이풀장. 이곳에 있는 보호자들은 한 순간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박성현 기자
3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 두류워터파크의 어린이풀장. 이곳에 있는 보호자들은 한 순간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박성현 기자

초등학생이 경북 울릉도 공공 유아풀장의 취수구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여름철 물놀이 시설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 7분쯤 울릉군 북면 한 해수풀장에서 A(12)군이 물을 빨아들이는 취수구에 팔이 낀 채 물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울릉군청이 운영하는 해당 물놀이 시설의 취수구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으나, 출입문은 열려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폭염으로 물놀이 시설을 향한 발길이 늘어나면서 관련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인천시 서구 한 키즈풀 카페에서 2세 여아가 사망했고, 지난달 6일 경기도 가평군 상면의 한 풀빌라의 풀장에서 20개월 된 아이가 물에 빠져 숨지기도 했다.

방학 기간을 맞아 자녀들과 물놀이 시설을 방문한 부모들 역시 최근 울릉도에서의 사고로 걱정이 많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특히 해당 시설의 수심이 37㎝로 낮았고, 영유아가 아닌 10대 소년이 사망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꼈다.

3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의 두류워터파크는 휴가철을 맞아 무더위를 식히러 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심 40cm 깊이의 어린이풀에선 빨간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안전요원 2명이 물속에서 순찰을 돌았다. 그러나 어린 자녀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보호자들은 아이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이날 딸과 함께 온 김현욱(42) 씨는 "어제 울릉도에서 일어난 사고 등 최근 비슷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다 보니 오늘 수영장에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시설을 관리하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국 부모가 내 아이를 열심히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김나희(36) 씨는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게 좋겠다 싶어 친구들과 함께 워터파크를 찾게 됐다"며 "여태껏 계곡이나 바다보다 수영장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일어나는 사고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중구의 신천둔치물놀이장 역시 가족 단위 피서객으로 붐볐다. 이곳은 사람이 물속에 있을 때는 취수구를 작동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성이 비교적 낮아 보였다.

3살 아이를 데리고 온 박정윤(33) 씨는 "아이가 수영장을 좋아하는데 물놀이 사고가 있어서 걱정이 됐다. 애들 데리고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왔다. 안전요원이 충분히 있고 관리가 잘 된다는 후기 글을 보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두류워터파크, 신천둔치‧하중도 물놀이장 등 대구시내 주요 물놀이 시설을 관리하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긴급 현장점검을 실시해 안전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사고 이후 운영 중인 물놀이 시설 4곳에 현장점검을 실시했다"며 "그뿐만 아니라 매달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서도 시설을 점검‧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물놀이장이 임시로 설치된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사고는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조치부터 2중, 3중으로까지 철저히 해야 한다"며 "수심이 낮아도 준비운동이나 구명조끼, 수영모 착용 등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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