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참사' 만든 여자배구와 농구, 남북 대결서 상처 더 깊어질까

여자배구, 6년 만에 북한과 상대
남에 이어 북도 4일 베트남에 완패
북에 이겨도 4강 진출은 이미 좌절
여자농구, 동메달 결정전서 승부
예선서 한 차례 만나 이긴 적 있어

북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예선 C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예선 C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와 농구대표팀이 벼랑 끝에서 잇따라 남북 대결을 벌인다. 여자배구는 4일 중국에 지면서 4강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북한을 상대로 한 줌밖에 남지 않은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여자농구는 동메달을 걸고 북한과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치러야 한다.

여자배구는 6년 만에 북한과 상대한다. 5일 오후 3시 30분(한국 시간)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북한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 라운드 E조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큰 실망을 안겼다. 베트남과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역전패해 충격을 줬다. 세계랭킹조차 없는 네팔을 상대로 한 경기도 졸전이었다. 3대0으로 승리하긴 했으나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프로배구 선수들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경기력이었다.

2일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배구 한국과 네팔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2일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배구 한국과 네팔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 예선 C조 2위, 북한은 A조 2위로 8강 라운드에 진출했다. 남과 북은 중국(A조 1위), 베트남(C조 1위)과 E조로 묶였다. 베트남은 4일 북한마저 세트스코어 3대1로 제압하면서 남과 북을 모두 울렸다. 한국은 4일 중국에 세트스코어 0대3(12-25 21-25 16-25)으로 완패, 고개를 숙였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건 배구가 정식 종목이 된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딱 한 번뿐이었다. 2006년 도하 대회 때 5위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참사를 재현했다.

북한전을 앞둔 세사르 에르난데스 대표팀 감독은 "전력분석관이 북한의 전력을 잘 분석했다. 승리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전력이 탄탄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남과 북의 성인 대표팀이 맞붙는 건 2017년에 열린 2018 세계 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 이후 6년 만의 일. 역대 상대 전적에서 한국은 7승 2패로 앞서 있다. 전력에서 열세인 북한에게마저 지면 비난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지난달 2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에서 북한과 경기를 치르는 모습. 한국의 이경은이 슛을 시도하자 북한 선수들이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지난달 2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에서 북한과 경기를 치르는 모습. 한국의 이경은이 슛을 시도하자 북한 선수들이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농구는 6일 만에 북한과 다시 맞붙는다. 남과 북 모두 4강에 올랐으나 한국은 일본, 북한은 중국에 밀려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둘은 5일 오후 5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동메달을 두고 다시 한 번 대결한다.

한국은 3일 벌어진 준결승에서 일본에 무기력하게 패했다. 일본은 체격에서 한국에 밀렸으나 더 빠르고 조직적이었다. 외곽슛도 한국보다 잘 다듬어져 있었다. 여자배구처럼 농구 역시 프로선수들로 구성돼 있었지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여자배구보다 사정은 조금 더 낫다. 일본에 참패하면서 자존심은 무너졌지만 북한을 이길 경우 동메달이라도 건질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북한을 만나 81대62로 이긴 바 있다.

북한 농구의 핵은 장신(205㎝) 센터 박진아. 중국과의 4강전에서 박진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중국전 대신 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도 있다. 조별리그 때처럼 한국 센터 박지수에게만 박진아를 맡길 게 아니라 도움 수비를 통해 박진아를 압박하는 게 승부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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