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 전면전 위기…韓 에너지 수급·물가 '비상등'

이스라엘, 14일 이란 대대적 공습…휘발유 저장고·가스전 폭발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유조선 공격으로 대응 우려
원유·LNG 수송로 막힐 수도…韓 공공요금 전체 인상 압력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샤란 석유 저장소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불 타고 있다. 양국 무력 충돌 사흘째인 이날 미사일과 드론을 서로 발사하면서 인명과 에너지 시설 피해가 발생했으며,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취소됐다. EPA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샤란 석유 저장소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불 타고 있다. 양국 무력 충돌 사흘째인 이날 미사일과 드론을 서로 발사하면서 인명과 에너지 시설 피해가 발생했으며,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취소됐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스전 등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면서 국내외 에너지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대응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에너지 수급, 물가 안정 등에 '비상등'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4일(현지시간) 밤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지난 13일 선제공격에 나선 데 이어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란도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석유부 당국자는 이날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의 주요 휘발유 저장고를 공격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들은 남부 걸프해역에 있는 이란 최대의 가스 정제공장 중 하나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도 이스라엘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공격이 전면전으로 비화한다면 중동 지역에 에너지 수입을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의 '2023년 국내 석유시장'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륙별 원유 수입 비중은 중동(71.9%), 미주(19.1%), 아시아(6.9%)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0년 69%였던 중동산 원유 비중은 2021년 59.8%로 하락했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면서 2023년 71.9%까지 올랐다.

LNG 수입 비중도 중동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LNG 수입에서 중동 국가인 카타르(24%)와 오만(12%) 비중은 36%로 집계됐다.

에너지 업계는 이번 군사 충돌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석유가 통과하는 중요 석유 수송로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동산 원유와 LNG도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에너지 시설이 파괴되거나 석유 수송로가 막히면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휘발유·가스 가격에 더해 공공요금 전반이 인상 압력에 놓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에는 6개월 이상 석유·가스 비축분이 있으며, 이번 공습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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