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대구의 학부모 A씨는 입시 전략을 짜느라 마음이 심란하다. 지난 수시모집 당시 서울의 유명 학원에서 1시간에 50여만원을 내고 입시 컨설팅을 받았지만, 정작 아이의 성적과 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정시 전략 컨설팅은 포기하려 했지만, 주말마다 원정 컨설팅을 주변 학부모들을 보면 불안하다고 했다.
A씨는 "서울 유명 입시학원에서는 1시간 대면 상담과 10분 내외의 온라인 상담을 한 번 받는데 50만~60만원이 든다. 서울까지 오가는 교통비까지 생각하면 컨설팅을 자주 받기 부담스럽다"며 "그래도 아이 진학에 도움이 될까 싶어 희망을 걸고 소문난 입시 학원을 찾게 된다"고 푸념했다.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비싼 진로·진학 컨설팅 비용에 시름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욕망을 컨설팅이 파고 들고 있는 것.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밝혔지만, 정작 대입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교육부와 통계청의 '2022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3학년 학생 가운데 진로·진학 학습 컨설팅에 참여한 학생들은 컨설팅 비용으로 1년에 108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진로·진학 컨설팅은 회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과도한 사교육비에 부담을 호소하면서도 입시 성공을 위해 거금을 지출하는 형편이다.
고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2년 전 맏아들이 수험생 때 가까운 전문컨설팅업체에서 30만원을 주고 수시 관련 상담을 받았다"면서 "100만원을 내라는 컨설팅 업체도 많고, 한두 번만 제대로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눈 딱 감고 돈을 낸다"고 했다.
논술 사교육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고3의 월 평균 논술 사교육비는 33만원으로 파악됐다. 1년에 396만원을 논술 사교육비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학교 현장을 신뢰하지 않고 사교육 시장으로 가는 것이 문제"라며 "학부모들이 높은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공교육 인프라가 개선,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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