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집게 손’의 부활…포스코 등 대기업까지 덮쳤다 [영상]

포스코그룹 공식 유튜브채널에 올라온 '2023 신입사원 채용공고' 홍보 영상. 집게손을 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남혐(남성혐오)' 표현의 대명사격인 '집게 손' 논란이 국내 대기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채용공고 홍보 영상과 삼성전자의 사내 게시판·메신저 등에서 비슷한 형태의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3개월 전 '바로 입장하실게요!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2023 포스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다수의 캐릭터는 집게손을 한 채 디스코 춤을 추면서 등장한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포스코 페미 논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글 작성자는 해당 영상을 캡처한 사진 3장을 올리며 "이거 빼박인가요"라며 남혐 표현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그룹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역시 사내 게시판과 사내 메신저에서 '집게 손' 모양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련 내용들을 모두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논란이 된 이미지는 외부 이미지 사이트에서 구매한 것이다. 관련 의도를 전혀 없었다"라며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급진적 페미니즘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사용되던 '집게 손'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형태로 구부린 형태로, 한국 남자의 일부 신체를 가리키며 비하하는 표현이다. 2021년 5월 GS25의 홍보 포스터에서 해당 이미지가 등장해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가 있다.

이런 집게손 논란은 지난 25일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 홍보 애니메이션에 남성 혐오 표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영상 일부 구간에서 캐릭터들의 손 모양이 집게손가락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쏟아진 것이다.

이에 메이플스토리 측은 "저희가 맹목적으로 타인을 혐오하고 그것을 드러냄에 있어서 일련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문화, 그리고 그런 것들을 몰래 드러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저희가 얼마나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는지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밝히며 문제의 영상을 삭제했다.

논란을 빚은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 속 한 장면. 캐릭터의 손 모양이 남성 혐오 표현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게임사가 사과에 나섰다. 유튜브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