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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주변서 "개혁해서 지지율 하락" 李도 "개혁엔 반발"…2년 만의 데자뷰? [시사뒷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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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이었던 2024년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대통령). 연합뉴스
2년여 전이었던 2024년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분석한 글을 SNS에 공유하며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수반된다"고 밝혔다. 이 글을 본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년여 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에서 목격한 한 장면을 떠올렸다.

당시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었고, 주변 인사들은 그 이유를 "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대통령을 치켜세웠다는 것.

제목을 붙이자면, 불과 2년 만의 '데자뷰'(기시감).

정권도 대통령도 달라졌지만 '지지율 하락'과 '개혁에 따른 반발'이라는 두 단어가 공교롭게도 다시 만난 것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尹 땐 주변서 "개혁해서 하락"…李는 직접 "개혁엔 반발"

한지아 의원은 12일 오후 9시 4분쯤 페이스북에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몇몇 의원을 한남동 관저로 초대한 일을 꺼냈다.

의대 증원 2천명, 채상병 사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이 불거지며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던 때였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의 기억에 더 강하게 남은 건 참석자들의 반응이었다. 그는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대통령을 치켜세웠다"고 회상했다.

한지아 의원은 이때 받은 느낌을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올린 SNS 글과 겹쳐 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1분쯤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최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분석한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공유하며 "말씀 중에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다"고 치켜세웠다. 해당 글은 현재 지지율에 각종 개혁 과제와 이를 둘러싼 기득권의 저항이 반영돼 있다는 취지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수반되지만 개혁이 없으면 반발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여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지아 의원은 "그런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 곁에만 있었던 게 아니구나"라고 했다.

한국갤럽 2026년 9월 2주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포함한 2026년 2~9월 조사 결과. 최근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역전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한국갤럽 2026년 9월 2주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포함한 2026년 2~9월 조사 결과. 최근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역전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한국갤럽 2024년 6월 3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포함한 2024년 2~6월 조사 결과. 긍정 평가가 이미 2~3월 30%대에서 4월부터는 20%대로 하락해 있었다.
한국갤럽 2024년 6월 3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포함한 2024년 2~6월 조사 결과. 긍정 평가가 이미 2~3월 30%대에서 4월부터는 20%대로 하락해 있었다.

◆지지율 하락 이유가 정말 '개혁'?…李는 부동산·인사, 尹은 민생·소통

이재명 대통령의 한국갤럽 국정 긍정 평가는 지난 8월 21일 45%에서 8월 28일 42%, 9월 4일 40%, 9월 11일 38%로 4주 내리 하락했다. 일시적 소폭 반등은 무시하고 시계열을 확장하면, 3~4월에 4차례 67%의 긍정 평가 최고치(현재까지 '꼭지')를 기록한 후 6~7월 50%대를 지나 현재까지 내려온 것이다.

가장 최근인 9월 2주차 조사에서 국민이 직접 꼽은 부정 평가 이유는 부동산 정책 24%, 인사 16%, 경제·민생 10%,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 6% 순이었다.(9월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 대상 조사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접촉률 46.7%, 응답률 9.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인사는 1주 전 9%에서 16%로 크게 늘었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이번 SNS 글에서 "부정하고 무능해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자 대표자가 아닌 정복자가 취할 태도"라며 인사 문제를 경계했다. 8.30 개각 인선에서 '투 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신의 지명을 가리킨 것인지 시선이 향한다.

2년 전인 2024년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에도 경제·민생, 소통, 독단적 국정운영, 의대 증원, 김건희 여사와 채상병 문제 등이 동시에 지지율을 짓누르고 있었다.

22대 국회 출범 직후였던 2024년 6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긍정 평가는 26%, 부정 평가는 64%였다.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 17%, 소통 미흡과 독단적·일방적 각각 8%, 의대 정원 확대 7% 등이었다. 이어 김건희 여사 문제와 해병대 수사 외압도 각각 3%를 차지했다.

2024년 6월 25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비행 갑판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25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비행 갑판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발 있다고 개혁 잘하는 건 아니다…한지아 "민심 경고까지 외면해선 안 돼"

개혁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대로 실제로 저항이 따른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법정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높이는 연금개혁을 밀어붙였다가 거센 파업과 시위에 직면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개혁 때문에 반대가 생긴다'와 '반대가 생겼으니 개혁을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는 전혀 다른 명제다.

한지아 의원도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듯 보인다. 그는 "모든 반대와 지지율 하락을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는 순간, 정치는 위험해진다"며 "민심의 경고까지 기득권의 반발로 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지율 하락을 그저 개혁을 하느라 치르는 불가피한 대가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대통령 스스로 그런 위로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4년 6월 1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및 해병대원 특검법 관철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1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및 해병대원 특검법 관철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의 억울함을 대통령 권한으로 풀지 않는 것"

한지아 의원의 글 말미에는 유독 눈에 띄는 문장이 하나 있다.

대통령의 책임을 열거하면서 "개인의 억울함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풀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적었다.

누구의 어떤 '억울함'을 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쓰지 않았다. 다만 한지아 의원은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을 포함한 특검 추진을 비판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억울함은 법정에서 다투는 것이며 그 기준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6월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선을 긋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문장의 1차적인 맥락 역시 이재명 대통령 형사사건의 공소취소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읽을 여지가 상당하다.

그러면서 한지아 의원의 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한 화면에 겹쳐놓은 점을 해석에 중요하게 참고할 만하다. 한지아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공개적으로 찬성했던 국민의힘 의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둘러싼 공소취소 논란까지,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하나의 질문 아래 함께 놓은 것일까. 한지아 의원은 거기까진 따로 더 설명하지 않았다.

2024년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2024년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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