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북 포항 영일대 앞바다는 서로 다른 두 국제요트대회가 한꺼번에 펼쳐지는 이색적인 무대가 됐다. 포항에서 열리는 '환동해컵 국제요트대회'와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포항에 도착한 '원동컵 국제요트대회'가 같은 기간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인쇼어(해안) 경기를 치르면서다. 국내외 선수들이 한 바다에서 경쟁을 펼치며 포항의 가을 바다를 국제 해양스포츠의 장으로 채웠다.
◆중국~러시아~한국을 잇는 바다
'환동해컵 국제요트대회'는 매일신문이 주최하고 경북요트협회가 주관하며 포항시와 경북도가 후원했다. 지난 5년 동안 매년 가을 영일대해수욕장을 무대로 열려온 이 대회는 포항을 대표하는 해양스포츠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LDC2000(남자부 18명·여자부 24명·오픈부 16명), J70(오픈부 50명), J24(50명) 등 4개 종목에 걸쳐 총 1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사흘간 열띤 경합을 벌였다. 딩기요트로 분류되는 LDC2000은 가볍고 민첩한 움직임이 특징이며, J70과 J24는 여러 명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요트로 팀워크가 승부를 가른다.
함께 열리는 원동컵 국제요트대회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을 기념해 중국 칭다오에서 시작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요트대회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대회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5개 팀이 참가해 칭다오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경북 포항을 잇는 19일간의 오프쇼어 레이스로 치러진다. 포항에서도 이번 경기에 '팀포항' 선수단 8명을 출전시켰다.
이번 항해의 특징은 무동력이다. 참가 선수단이 탄 요트에는 별도의 동력 장치가 없어 오직 바람과 해류에 의지해 국경을 넘나들어야 했다. 길이 약 50피트(약 15m)에 이르는 배 위에서 선수들은 먹고 자며 쉼 없이 항해를 이어갔다.
포항과 칭다오는 2024년부터 서로 협약을 맺고 두 대회의 협력 진행을 해오고 있다. 포항시와 칭다오시의 협력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층 두터워졌다. 앞서 성용우 포항시 해양수산국장을 단장으로 한 방문단은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칭다오를 찾아 원동컵 개막식에 참석하고, 해양스포츠와 해양레저관광 분야의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 대회를 빛낸 결과
사흘간의 열전 끝에 환동해컵은 ▷J70부문의 경우 1위 평택시청·2위 팀아스테리아·3위 팀벨류테크 ▷J24부문 1위 팀경남·2위 마리안느·3위 팀크리스마스 ▷LDC2000 남자부 1위 가출아빠·2위 실습가자·3위 종건아군대잘가 ▷LDC2000 여자부 1위 999·2위 수민이지원했지영·3위 YYRA ▷LDC2000 혼합부 1위 랄랄라·2위 나중에·3위 팀쀼 등이 확정됐다. 원동컵 포항 인쇼어 경기에서는 1위 Seven Feet Yacht Club(러시아팀)·2위 The Way(국제 여성 연합팀)·3위 Team Pohang(포항시 대표팀)의 결과가 나왔다.
원동컵은 이번 인쇼어 결과와 별도로 중국 칭다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한국 포항~중국 칭다오로 이어지는 약 한 달간의 오프쇼어(원거리 경기)를 마친 후 오는 22일 최종 종합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포항시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글로벌 해양레저관광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참가 선수들에게는 더 큰 무대를 선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용우 포항시 해양수산국장은 "팀포항 선수단이 무사히 항해를 마치고 영일대 앞바다에서 다시 만난 것이 뜻깊다"며 "포항시도 선수단의 도전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 바다를 품은 아이들
대회 기간 중이던 지난 12일에는 지역 유소년 14명이 원동컵 선수단의 배에 직접 승선하는 체험 행사도 함께 열렸다. 19일간 국경을 넘나든 배 위에서 아이들은 선수들의 항해 이야기를 듣고 파도의 감촉을 몸으로 느꼈다.
체험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은 "외국 선수들과 함께 돛도 잡아보고 파도도 가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바다에 매력을 듬뿍 느끼는 시간이었다"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겨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동컵과 환동해컵의 동시 개최는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매일신문과 경북요트협회, 경북도, 포항시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회 규모를 더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동관 매일신문사장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선수들이 같은 바다 위에서 실력을 겨루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야말로 이 대회가 지향하는 국제 교류와 화합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면서 "포항은 철강산업의 중심지에서 해양레저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으며 이번 요트 국제대회가 이런 포항의 가능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소중한 창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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