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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안에 묵묵부답…'시간벌기용' 혁신위 띄웠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당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권고와 관련한 답변 시한인 4일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쇄신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혁신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혁신위의 적극적 상정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오신환 혁신위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지도부와 혁신위 간 갈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까지 주류 희생과 관련한 답변을 지도부에 요구하는 동시에,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추천해달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공관위원장직은 김기현 대표로부터 단칼에 거절당했고, 이날 최고위에선 주류 희생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용퇴는 무슨 취지인지 알고 이해하고 있으니까 시간을 주고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지켜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결정할 수 없는 내용으로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혁신위) 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의 거취 문제는 최고위가 아니라 추후 구성될 공관위에서 다루는 게 맞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3분 만에 요리가 안 나왔다고 실패는 아닌 것"이라면서 "추후 김기현 지도부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천 룰을 세팅할 때 혁신위의 방향성을 얼마나 존중하는 지를 보면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일 예정된 최고위에서도 주류 희생 요구가 묵살당할 경우 혁신위는 조기 해산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위를 출범시킨 김기현 대표에게 최종 책임을 물으며 퇴장할 것이란 설명이다.

당내에서도 지도부의 묵묵부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 대표를 향해 "혁신위가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의 혁신 의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시간 벌기용'으로 혁신위를 띄운 것이란 비판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혁신안 거부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결국 빈손으로 해산될 처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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