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냐" 비아냥에…"자궁암으로 절제" 분노한 女리포터

여성 진행자에 모욕적인 이메일 보낸 시청자에 일침

'임신했냐'는 비아냥에 분노해 생방송 도중 자궁 절제 사실을 고백한 레슬리 호턴. X(옛 트위터) 캡처

남성 시청자에게 "임신했냐"는 조롱을 들은 캐나다의 한 리포터가 "암으로 자궁을 절제했다"며 생방송을 통해 분노에 찬 고백을 쏟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캐나다의 방송사 글로벌 뉴스 캘거리의 교통방송 리포터 레슬리 호턴(59)이 생방송 도중 자신의 신체를 비해하는 시청자에게 따끔한 충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청자 중 한 명이 광고 시간을 이용해 호턴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를 확인한 호턴은 생방송 중 "방금 받은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며 "아니, 나는 임신한 게 아니라 사실은 작년에 암으로 자궁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 또래 여성들의 모습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 때문에 불쾌함을 느꼈다면, 불행한 일"이라며 "당신이 보내는 이메일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꼬집었다.

호턴은 당시 상황에 대해 WP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이 말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계획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다. 그냥 영혼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말"이라며 "이것이 내 모습이고 내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35년간 방송을 해온 호턴은 최근 4년간 같은 남성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이메일을 계속 받았으며, 자신들의 동료들이 이런 이메일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메일을 받을 때마다 무시했지만 이번에는 더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고 지난해 2월 자궁 제거 수술을 받는 호턴은 이메일 발신자가 해당 메시지를 보내기 전 자신이 받은 진단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호턴의 방송이 나간 후 동료들과 시청자들은 그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글로벌 뉴스 캘거리는 호턴의 영상을 지난 5일 X(옛 트위터)에 공유했는데, 현재까지 조회수가 400만뷰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X 사용자는 "잘했어요, 레슬리. 당신은 대단하고 이 사람(이메일 발신자)은 야비해요"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