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식을 받고 새 이가 날 때처럼 간질간질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동시에 관심을 갖고 혼자서 요리조리 습작해보았지만, 과연 제 자신이 '아이의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 꺄우뚱했습니다. 또한 '좋은 동시'란 어떤 것인지, 정말이지 수 백 번을, 제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앓던 이를 뽑고서야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눈을 마주 바라보려면 무릎을 굽혀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야만 아이의 시선이 가닿는 세상 곳곳을 같은 눈 높이에서 나란히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 안의 작은 사람을 불러내야 했습니다, '내가 과거의 네가 되고, 네가 미래의 내가 되어,'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볼 줄 아는, 조금 더 큰 사람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려니 진정한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제 마음이 많이 아프고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원망할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어른다운 어른으로 나이 들어가는 일의 어려움을 보고 겪고 느끼면서, 제 안의 작은 사람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웅크리고 있던 그 아이도 어느덧 제게 말을 걸어주고, 심지어 제 손을 꼭 잡고서 잘 살아가고 있다며 다독여줍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 아이 덕분에 세상 밖으로 한 발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함께 해주니 좀 더 멀리 나가볼 용기도 생겼습니다. 그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다보니, 제 또래의 '작은 사람'들뿐 아니라, '다 큰 사람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소중한 메시지란 걸 알아채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받아 적고 다듬으니, '동시'였습니다.
잇몸을 뚫고 나온 새 이, 이것은 뽑지 말고 죽을 때까지 아껴 쓸 영구치입니다. 아니, 아니죠. 이것은 제 오랜 짝사랑이었으니 '사랑니'입니다. 이 은혜, 잊지 않고, 앞으로도 환하고 씩씩하게 자라나겠습니다.
〈약력〉
1967년 서울 태생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인하대학교 한국학과 한국문화콘텐츠 박사 수료
아동청소년 번역가로 활동 중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성남시장 방 옆 김현지 큰 개인 방" 발언에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 "허위사실 강력규탄"
문형배 "尹이 어떻게 구속 취소가 되나…누가 봐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건"
'금의환향' 대구 찾는 李대통령…TK 현안 해법 '선물' 푸나
"아로마 감정오일로 힐링하세요!" 영주여고 학생 대상 힐링 테라피 프로그램 운영
李대통령 "사정기관이 사적 이익 위해 기강 파괴, 용납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