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제 샤넬백도 로켓배송으로 받는다”…쿠팡, 세계 1위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에르메스·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 입점된 플랫폼 '파페치'
한국 디자이너·K패션 수출도 늘어날 가능성 있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건물 외관에 부착된 파페치 로고.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건물 외관에 부착된 파페치 로고. 연합뉴스

쿠팡이 세계 최대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했다.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파페치홀딩스를 인수하고, 5억 달러(약 6천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19일 밝혔다.

2007년 영국에서 출범한 파페치는 3대 명품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비롯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1천400여 개가 입점한 대규모 명품 플랫폼이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190개국에 유통 중인 파페치는 지난해 약 23억1천668만 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쿠팡Inc는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탈과 함께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와 자산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아테나'(Athena Topco)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아테나는 인수대금 명목으로 파페치와 대출 계약(브릿지론)을 체결해 5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테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각각 소유한다.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쿠팡의 인수로 비상장회사로 전환된다.

이번 계약으로 1인당 명품 지출액이 세계 1위 수준인 한국과 전 세계 유통망을 가진 파페치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 규모는 약 4천억 달러(한화 520조원)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1인당 명품 지출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소비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168억 달러(약 22조원)로 추산돼 1인당 명품 소비가 325달러(한화 약 43만원)로 세계 1위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보다 월등히 높다.

쿠팡은 파페치를 인수하면서 패션과 명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국내에서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가진 쿠팡이 자사 로켓배송 서비스를 명품 패션 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쿠팡은 지난 7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열고, 정품 인증이 된 명품 화장품의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업계는 이번 쿠팡의 파페치 인수로 K패션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파페치를 통해 한국 대표 디자이너 우영미의 '우영미'(WOOYOUNGMI)와 '송지오'(SONGZIO), '이명신'(로우클래식), '스튜디오 톰보이'(신세계인터), 김인태 디자이너의 '김해김'(KIMHEKIM), 정고운의 '고엔제이' 등 10여 개 한국 브랜드가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네베스 파페치 창업자 겸 CEO는 "커머스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온 쿠팡의 검증된 실적과 깊이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수백만 고객뿐 아니라 브랜드, 부티크 파트너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쿠팡Inc는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했다"며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5억달러(6천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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