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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구한의대, '자의 반 타의 반' 3곳의 경산 공공시설 운영에 손 뗀다

경산동의한방촌,글로벌코스메틱비지니스센터, 계림청소년수련원 등 3곳 이달말 계약기간 종료

경산동의한방촌이 내년 1월 1일부터 임시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일신문DB
경산동의한방촌이 내년 1월 1일부터 임시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일신문DB

대구한의대가 이달 31일을 끝으로 경북 경산시와 위탁 계약을 통해 운영하던 경산동의한방촌(이하 한방촌), 글로벌코스메틱비지니스센터(이하 센터), 계림청소년수련원(이하 수련원) 등 공공시설 세 곳에서 손을 뗀다. 당장 새해부터 이들 시설이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자 학교 측이 동시다발로 재계약을 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경산시는 최근 대구한의대에 센터의 사용·수익허가 위·수탁 재계약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시는 내년부터 연간 4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시 출자기관인 (재)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에 센터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업무 인수인계와 관련 허가 등의 절차로 수개월 간 센터는 가동하지 못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2021년 경북도 종합감사에서 수의계약으로 사용·수익허가 위·수탁 계약을 맺었고, 계약 상대자가 될 수 없는 ㈜경북화장품산업진흥원(대구한의대,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한 것 등이 지적돼 시정요구를 받았기 때문에 부득이 재계약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련원도 대구한의대에서 2019년부터 이달 31일까지 5년 동안 위탁 운영해 왔지만, 학교 측은 내년부터 5년간 위탁운영 단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는 재공모를 거쳐 (사)한국스카우트연맹을 수탁자로 결정했다.

이에 앞선 15일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은 시에 그동안 위탁해 운영해 오던 한방촌의 재계약을 포기(매일신문 25일 자 9면 보도)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시는 "재계약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던 중 계약일이 임박한 시점에 무책임한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고, 학교 측은 "시로부터 재계약 관련 통보 없었고,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종료"라고 맞서면서 책임 공방이 한창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대구한의대가 한방촌과 수련원은 재계약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 가운데 대구한의대가 뷰티 분야에 공을 들여 왔는데 센터 수탁에 실패하면서 시에 감정이 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대구한의대 한 보직 교수는 "그동안 대학이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학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산시의 공공시설을 수탁,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에 많이 기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많은 지원을 받은 대학이 (자치단체)에 한 것이 뭐 있느냐'는 이야기가 들려 섭섭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지역민은 "자치단체와 대학이 갈등이 아닌 상생해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상생을 주문했다.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전경. 매일신문DB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전경.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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