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업계, 2024년 새해에도 ‘상생’이 핵심

상생 외에도 비금융 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글로벌 부문 확대 등 새해 비전으로 제시

2024년 새해에도 금융업계에서는 상생이 핵심이 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각 금융그룹은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상생부서를 신설하는 등 금융당국 요구에 맞춰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이번 신년사에서도 상생의 비중을 키우며 상생금융 확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부(富)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서 취약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넣어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지주·은행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본부를 'ESG 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생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혼자만의 생존은 불가능하다"며, 상생의 가치 실천을 강조했다.

특히 진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모두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쓰는 기업만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그룹의 브랜드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알렸다.

또 "내부통제 체계도 그룹 내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욱 실효성 있게 업그레이드하고, 윤리·준법의식 강화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각 금융그룹은 상생 외에도 ▶비금융 사업 ▶제휴·투자·M&A 등 협업 ▶디지털‧글로벌 부문 등 강화와 확대를 다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도한 상생 기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상생 등 사회공헌을 외면해 왔던 것은 아니다. 각각의 방법으로 노력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상생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생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모든 금융사가 한 목소리로 상생을 외치고 있다. 급하게 만든 보여주기식 상생이 아닌, 정말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도록 자율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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