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메트로환경' 업무추진비 70% 꽃바구니에… 대구경실련 지적

지난해 업무추진비, 총 1천160만700원 사용
전임 사장 화환 구입에 업무추진비 77% 지출
"기관 경영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대구의 한 지방공기업 자회사 임원들이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화환 구매와 지자체 간담회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발표하고 "대구메트로환경 임원진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대구시 등 상위 기관 접대비로 사용됐다"며 "기관 예산이 공적으로 사용된 것인지 의심스럽고,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내부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메트로환경은 지난 2018년 11월 대구교통공사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대구도시철도 1·2·3호선 역사 91개와 전동차, 차량기지 등의 청소·경비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대구메트로환경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배기철 전 대구메트로환경 사장과 A 총괄본부장은 지난해 업무추진비를 55차례에 걸쳐 총 1천160만700원 사용했다. 이 중 배 전 사장이 22건, 710만3천400원을 사용했고, A 본부장이 33건, 449만7천300원을 지출했다.

내역에 따르면 배 전 사장과 A 본부장은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관련 기관에 보낼 축하 화분 구입이나 간담회 명목의 식비로 사용했다.

배 전 사장은 조화 구입 1건, 노동조합 발대식 기념 꽃바구니 구입 1건을 포함해 전체 22건 중 17건(77.3%)을 화환 또는 난 구입에 사용했으며, 비용은 모두 현금으로 지출했다.

A 본부장은 업무추진비 33건 중 30건(90.9%)을 업무 협의, 간담회 등 명목의 식비로 사용했다. 대구시 관계자와 13건, 대구시의원과 3건, 언론 관계자와 13건, 기타 업무 현안 협의 1건 등이다.

이 외 3건은 모두 관계 기관 축하 화환과 난 구입 등에 사용했고, 이 역시 모두 현금으로 지출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는 직무수행, 기관 행사, 추진사업 등을 원활하게 추진하고자 마련되는 비용이며, '지방공기업 세출예산 집행기준'에서는 업무추진비는 원칙적으로 현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규칙에 근거한 격려금, 축의·부의금 등 현금 집행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 가능하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일반적으로 내부 회의나 구성원 격려 차원에서 사용하는 곳이 많다"며 "업무추진비를 시의원, 언론 관계자 접대에 대부분 사용하거나 이 중 일부를 현금 지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구교통공사 등이 모회사 차원에서 경고하거나, 내부적으로 업무추진비 사용 관련해 충고하는 직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추진비가 큰 돈은 아니지만 기관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배 전 사장은 "예산은 법과 규정에 정해진 대로만 사용했으며, 업무추진비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 없다"며 "구체적인 회계 관리 내용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며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A 본부장 역시 "교통공사 자회사로, 대구시 보조금을 받아서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시와 시의회에 계신 분들과 소통이 필요해서 집행했던 것이다. 부적절한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현금지출 관련해서는 불필요하다면 집행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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