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대 불장난에…93세 치매 노인·희귀병 아들 집 사라졌다

치매를 앓는 노모와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아들의 집이 10대 청소년의 방화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 제공
치매를 앓는 노모와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아들의 집이 10대 청소년의 방화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 제공

치매를 앓는 노모와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아들의 집이 10대 청소년의 방화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절도·도로교통법(무면허 운전) 혐의 등으로 A(16) 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전날 오전 3시 31분쯤 서천군 화양면 금당리 한 주택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오토바이에 붙은 불이 집으로 옮겨붙을 때까지 30분간 지켜보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훔친 오토바이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범행으로 불이 붙은 집에는 90대 노인과 60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목숨은 구했지만 삶의 터전을 잃었다. 또 이 노인은 치매를 앓고 있고 아들은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최모 씨는 "작년에도 여기를 왔다 갔다 하는 애들이 있었다. 조금 어린 애들이 오토바이를 훔쳐 가는데도 절대 하지 말라고, 그냥 혼내서 보냈다"며 "(저는) 희귀병 환자다. 그래서 어렵게 사는데 생각도 해본 일도 없고... 남들과 다투고 살아본 적도 없는데"라고 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섰고 다른 마을에 거주 중인 A군을 범행 하루 만에 검거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불장난을 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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