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GB 차기회장 김태오 이탈…'경선 후보군' 압축

내외부 유능한 인재 추천 방침
金회장 '3월 퇴임식' 공식화…허인 전 KB 부회장도 고사
금감원 "들러리 세우기 안 돼"…회추위 내달 최종 후보 발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차기 회장 경선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후보가 하나둘 '경선 레이스'에서 이탈하면서 유력 후보군도 점차 좁혀지는 모양새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해 9월 경영 승계를 개시한 이후 기본 후보군인 현 회장과 현 은행장을 포함한 내외부 후보군 선정, 평가작업을 진행해 왔다. 자연히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도 점쳐졌다. 1954년 11월생인 김 회장은 사내 규정상 나이 제한(만 67세)에 걸리지만, 내부 조직과 시중은행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만큼 시중은행 전환 등 굵직한 현안에 대응할 적임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1년 정도라도 현 회장이 임기를 유지할 수 없느냐는 여론도 있었다. 지난 60년 가까이 지방은행이란 테두리 안에서 운영된 만큼 시중은행 경험이 있고 조직 사정을 잘 아는 현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12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오는 3월 말 임기 종료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외부 후보 중 한 명이던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DGB금융 회장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추위에 전달했다. 이들 2명에 더해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행장, 김경룡 전 회장 직무대행,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돼 왔다.

은행 안팎에선 '지역과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 인물이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외부 경쟁자가) 현 행장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들러리를 서는 형태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한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추위는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후보를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롱리스트(1차 후보군)는 이달 3주차쯤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내달 초중순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선정하고 내달 말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내정자는 이사회를 거쳐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이어받게 된다.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이 그룹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회추위도 김 회장의 퇴임 의사를 존중한다.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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